[미디어펜=석명 기자] 추신수(39·SSG 랜더스)와 이대호(39·롯데 자이언츠), 동갑내기 두 베테랑 타자가 나란히 금자탑을 쌓았다. 추신수는 KBO리그 최고령 20-20 클럽 가입자가 됐고, 이대호는 한·미·일 프로야구 통산 2700안타를 달성했다. 한국 나이로 마흔살인 둘의 실력은 여전히 살아있고 활약은 진행 중이다.

추신수는 5일 LG 트윈스와 잠실 원정경기에서 SSG가 3-0으로 앞서던 4회초 투런홈런을 쏘아올렸다. 2사 1루에서 LG 선발투수 이민호의 직구(구속 142.4km)를 받아쳐 잠실구장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시즌 20호 홈런이었다.

이미 도루 20개를 기록한 추신수는 이 홈런으로 20(홈런)-20(도루)에 성공했다. KBO리그 통산 54번째 20-20이자 역대 한국 프로야구 최고령(만 39세 2개월 22일) 신기록이었다.

종전 역대 최고령 20-20 기록은 양준혁의 38세 4개월 9일로 2007년 작성했다. 좀처럼 깨질 것 같지 않던 이 기록을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다 올해 SSG에 입단한 추신수가 갈아치운 것이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이미 세 차례나 20-20을 달성한 적이 있어 대표적인 '호타준족'의 상징이 됐다.

또한 추신수는 훌리오 프랑코(삼성)와 펠릭스 호세(롯데), 이승엽(삼성), 이호준(NC)에 이어 KBO리그에서 만 39세를 넘긴 나이에 한 시즌 20홈런을 친 다섯 번째 타자로도 기록에 남게 됐다.

   
▲ 사진=SSG 랜더스, 롯데 자이언츠


추신수와 동갑내기이자 어린 시절부터 절친인 이대호도 이날 의미 있는 대기록을 세웠다. KIA 타이거즈와 사직 홈경기에서 이대호는 5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8회말 때려낸 우전 안타가 이대호의 한·미·일 개인 통산 2700번째 안타였다. 롯데는 이 경기에서 KIA를 13-3으로 대파하고 5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이대호는 체구에서 풍겨지는 거포 이미지가 강하지만, 그 누구보다 부드러운 스윙과 컨택 능력을 갖춰 정확한 타격도 자랑한다. 이날 2안타를 보태 KBO리그 통산 안타수가 2004개가 됐다.

2012~2015년 일본프로야구(NPB) 오릭스 버팔로스와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4시즌을 뛰며 622개의 안타를 쳤고, 2016년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해 시애틀 매리너스 소속으로 74개의 안타를 때렸다. 해외 리그에서의 696안타까지 더해 개인 통산 2700안타를 달성한 것이다.

이대호가 해외로 진출하지 않고 국내에서만 뛰었으면 일찌감치 통산 최다안타 기록 보유자가 됐을 것이다. KBO리그 최다안타 기록은 LG에서 은퇴한 박용택이 세운 2504안타다. 

뿐만 아니라 이대호는 3000안타도 노려볼 만했을 것이다. 일본으로 떠나기 직전 시즌이었던 2011년 이대호는 176안타를 쳤고, 해외 생활을 청산하고 롯데로 복귀한 2017년 173안타를 때렸다. 

한창 전성기에 계속 KBO리그에서 활동했으면 국내 공백기였던 5년간 매 시즌 평균 170개정도의 안타를 때렸다고 가정할 때 현재 이대호의 안타수는 2850개 안팎으로 예상할 수 있다. 아마 그랬다면 내년 시즌까지 뛴 후 은퇴하겠다고 공언한 이대호의 현역 마지막 해는 3000안타 도전의 무대가 될 수도 있었다.

나이를 그저 숫자에 불과한 것으로 만들어버린 추신수와 이대호의 꾸준함과 자기관리, 후배들에게는 귀감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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