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그동안 과학적으로 명확한 근거가 입증되지 않았던 산나물의 항당뇨, 항비만 효과가 실험을 통해 확인됐다.
7일 농촌진흥청(이하 농진청)에 따르면, 이번 실험에서 산나물은 총 23종 가운데 당뇨와 비만 등 대사질환을 예방하는 효과를 보인 것은 선씀바귀, 배초향, 섬쑥부쟁이, 쑥부쟁이 4종이며, 소화효소 억제 활성을 측정한 결과, 선씀바귀, 배초향은 혈당 조절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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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씀바귀./사진=농진청 |
선씀바귀를 에탄올로 추출한 추출물은 글루코시데이스, 아밀레이스 같은 소화효소의 활성을 각각 78%, 75%(물로 추출하면 39%, 14% 저해) 막는 효과가 있었다.
배초향의 에탄올 추출물도 글루코시데이스, 아밀레이스 활성을 각각 35%, 70%(물로 추출하면 28%, 1% 저해) 막아주는 효과가 확인됐다.
또한 글루코시데이스, 아밀레이스 같은 소화효소는 탄수화물을 분해해 포도당 농도를 조절하는데, 이를 억제하면 체내 포도당 흡수를 늦춰 식후 혈당 상승을 막을 수 있다.
세포 실험을 통해 지방 축적률 측정 결과, 섬쑥부쟁이와 쑥부쟁이 추출물은 지방 전구세포에서 지방 세포 분화를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세포 분화를 유도한 뒤 아무것도 처리하지 않은 실험구의 지방 축적률을 100으로 보았을 때, 섬쑥부쟁이를 물로 추출한 추출물의 지방 축적률은 70% 수준이었으나, 쑥부쟁이를 에탄올로 추출한 추출물의 지방 축적률은 83%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방 축적을 막는 공액리놀레산의 지방 축적률이 86%임을 고려하면, 섬쑥부쟁이는 물로, 쑥부쟁이는 에탄올로 추출할 경우, 양성 대조군인 공액리놀레산보다 더 우수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농진청은 설명했다.
선씀바귀의 뿌리, 순(싹)과 배초향 잎, 섬쑥부쟁이 순, 잎은 식품공전에 등록돼 있어 식품 원료로 사용할 수 있으며, 전국 각지의 산골짜기나 냇가에서 흔히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어린잎과 뿌리는 나물로 이용하고 민간에서는 진정제 등 약으로도 사용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한국의 허브’로 알려진 배초향은 꿀풀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독특한 향 덕분에 향신료로 활용되며 유해 미생물을 없애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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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쑥부쟁이./사진=농진청 |
또 울릉도에서 ‘부지깽이’로 불리는 섬쑥부쟁이와 흰 국화로 산에 자생하는 쑥부쟁이는 국화과에 속하는 자생식물로, 예부터 나물로 이용됐고 항염 효과가 있어 편도선염과 기관지염 치료에도 활용됐다.
연구 결과를 활용하면 선씀바귀와 배초향은 체내 혈당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항당뇨 소재로, 섬쑥부쟁이와 쑥부쟁이는 항비만 소재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금숙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특용작물이용과장은 “산나물은 몸에 좋은 식재료로 인식돼 대사질환을 예방하고 개선하는 식단에 많이 활용돼 왔지만 과학적 실험 결과가 부족했다”며 “이번 연구는 반찬으로 이용이 한정된 산나물의 활용도를 넓히고 소비자 신뢰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인삼 등 약용작물을 재배하는 강민영 씨(전북 남원시)는 “산나물의 효능이 널리 알려지면, 건강기능식품 산업이 확대되고 이를 재배하려는 농가도 늘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논문으로 식품 관련 국내 전문학술지에 게재됐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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