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 영업익 4000억원 안팎 전망…역내 물량 증가·수요 둔화·유가 상승 등으로 실적 하락
배터리 전해액 유기용매·분리막용 PE·수소밸류체인 등 신사업 확대…포트폴리오 다변화
[미디어펜=나광호 기자]그간 '한 우물파기'에 집중하는 것 아니냐는 평가를 받았던 롯데케미칼이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올 3분기 4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지난 1~2분기 대비 2000억원 가까이 하락한 것으로, 수요 둔화로 인한 주요 제품 스프레드 하락 및 일부 생산설비 정기보수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전분기 스프레드가 높게 형성되면서 기저효과가 발생하고, 국제유가 상승으로 납사 가격이 오르면서 원가 부담도 가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지난달에는 수익성이 소폭 개선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호주와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 내 전력난 심화로 설비 가동률이 떨어졌고, 가스·석탄값 급등으로 원유 기반 설비가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것이다. 

   
▲ 롯데 '2030 수소성장 로드맵'/사진=롯데케미칼

업계는 대규모 설비 증설에 따른 공급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면서도 4분기 들어 아시아 신흥국 내 코로나19가 진정되는 등 수요 회복이 스프레드 반등을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 가운데 롯데케미칼은 수소·배터리 분야 진출을 통해 에틸렌글리콜(EG) 등 경기에 민감한 사업 의존도를 줄이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앞서 4조4000억원 투자를 내용으로 하는 '2030 수소성장 로드맵'을 발표한 데 이어 '클린수소 인프라펀드'에 앵커투자자로 참여하기로 했다. 이는 모펀드 단계에서 하위펀드 자금조달 및 투자정책을 총괄하는 것으로, 자체적으로도 1400억원 상당을 투자할 전망이다.

수소차 핵심부품으로 불리는 저장용기 상용화를 위한 파일럿 공정설비도 인천 롯데알미늄 공장 부지에 구축하고 있다. 이 설비는 약 1488㎡ 규모로, 내년 상반기에 완공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은 국내 최초로 보유한 드라이와인딩 기술 덕분에 수소탱크 대량생산과 경량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유럽 등 해외 인증 취득도 준비하고 있다.

범한퓨얼셀과 함께 수소밸류체인도 확장하기로 했다. 양사는 수소연료전지 발전과 추가사업 등에서 협력할 방침으로, 노하우·인프라를 활용해 탄소중립 및 친환경사업 파트너십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 롯데케미칼의 수소탱크/사진=롯데케미칼

배터리소재를 비롯한 2차전지사업에도 진출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산화에틸렌(EO) 유도체 다각화를 추진하는 중으로, 2100억원을 들여 충남 대산공장에 에틸렌카보네이트(EC)·디메틸카보네이트(DMC) 생산설비를 건설하는 등 배터리 전해액 유기용매 시장을 노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동욱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유기용매 제조시 이산화탄소(CO2)를 소모한다는 것도 강점으로, 대부분 중국에서 들여오는 유기용매의 수입대체 효과도 발생할 것"이라며 "고객사들의 증설 전망으로 볼 때 해외 확장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배터리분리막용 폴리에틸렌(PE) 판매량도 지난해 4000톤 상당에서 올해 1만톤으로 늘리고, 박막용 고분자 제품도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5년 판매량을 10만톤으로 끌어올리고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30%로 확대, 올해 180억원으로 예상되는 매출을 2000억원으로 높이겠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에너지저장장치(ESS)·수소충전소·수소터빈발전 등 최근 주목 받는 분야에도 시선을 두고 있다"면서 "이를 포함해 2030년 그린부문에서 10조원의 매출을 시현한다는 목표를 수립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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