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쇼트트랙 국가대표이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심석희(24‧서울시청)가 최민정, 김아랑 등 국가대표 동료 선수들을 욕설을 섞어 비하하는 내용이 담긴 문자 메시지가 공개됐다. 공개된 문자 내용에는 동료 대신 경쟁팀 중국을 응원하고, 승부조작을 한 것처럼 보이는 의혹까지 있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8일 '디스패치'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국가대표로 출전했던 당시 심석희와 A코치가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심석희는 A코치와 동료 선수 최민정, 김아랑 등을 향해 "토나와" "개XX" "XX이야?" 등 원색적인 욕설과 함께 비하하는 메시지를 많이 주고받았다.
|
|
|
▲ 사진=더팩트 제공 |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500m 조별예선에서 심석희는 예선 탈락했고, 최민정은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조 1위로 예선을 통과해 8강에 진출했다. 이후 심석희는 A코치에게 "오늘 최춘위 점심 때 봤다. 내가 '최춘위 파이팅!'이라고 크게 소리쳐 줬다"는 문자를 보냈다. A코치는 "잘했다"고 답했다.
최춘위는 최민정과 함께 예선에 참가했던 중국 대표선수다. 심석희는 "X바 한 딱가리 해 줘야 하는데. 춘위가 커신이(판커신)를 위해서"라는 문자도 보냈다. 판커신은 최민정의 라이벌이었던 중국의 간판선수인데, 심석희는 동료가 아닌 중국 선수를 응원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발언을 서슴지않았다.
최민정이 결승전에서 실격 처리돼 메달 획득에 실패한 후 "많은 분이 응원해 주셨는데 보답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눈물을 보인 데 대해 심석희는 A코치에게 "개XX 인성 나왔다" "인터뷰가 쓰레기였어"라는 문자를 보냈다.
심지어 심석희는 3000m 계주에서 동료들과 함께 금메달을 따내고도 동료들에 대한 조롱을 했다. 계주 종목에는 심석희가 최민정, 김아랑, 김예진과 함께 출전해 초반 열세를 딛고 역전하며 극적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이날 밤 A코치가 심석희에게 문자를 보내 "선태(김선태 감독)는 (김)아랑, (최)민정이랑 사랑을 나누던데. 성추행 아님?" "둘이 껴안고 있음. 두 명 안고 축하해줌. 양쪽에"라며 금메달 획득 후 감독과 선수가 함께 기쁨을 나누는 것을 고깝게 여기는 듯한 말을 했다.
이에 심석희는 "ㅋㅋㅋ 봄. 그 와중에 김아랑, 최민정 연기 쩔더라. 최민정, 김아랑 연기하는 거 토나와", "최민정 미친 줄. 소름 돋았어" 등의 비하 발언을 했다. 김아랑이 경기 중 바통터치 후 넘어진 상황을 두고는 "XX이라" "넘어지면서 뒤에 제대로 걸리고"라고 했고, 김아랑이 아웃코스로 나가 추월을 시도했던 상황에 대해서는 "X발 아웃으로 안 되는 XX가, 관종짓하다가 그 XX 난 거 아니야", "내가 자리 잡아 놓으면 지키기나 할 것이지. 최민정도 X나 이상하게 받고. X발"이라고 욕설과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이런 내용들은 지극히 개인적인 사생활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국가대표로서 동료들과 화합하지 못하고 갈등하고 뒷담화하고 욕한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인성 문제로 치부할 수도 있는 일이다.
하지만 심석희는 고의로 동료의 플레이를 방해해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치려 했거가, 실제 그렇게 한 것처럼 보이는 문자를 보내 더욱 큰 충격을 안겼다.
심석희는 A코치와 "브래드버리 만들자"는 문자를 주고 받았다. 브래드버리는 호주 출신 쇼트트랙 선수로 2002 솔트레이크 올림픽에서 안현수, 오노, 리자쥔 등 우승 후보들이 연쇄 충돌하며 쓰러진 덕에 꼴찌로 달리고 있다가 어부지리로 금메달을 차지한 선수다. 즉, "브래드버리 만들자"는 누군가와 충돌해 쓰러트려 다른 사람에게 우승을 안기자는 뜻으로 해석된다.
|
|
|
▲ 2018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함께 쓰러졌던 심석희(오른쪽)와 최민정. /사진=더팩트 제공 |
평창올림픽 1000m 결승에서 심석희와 최민정은 함께 쓰러졌다. 최민정이 코너를 돌며 가속해 추월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심석희와 뒤엉켜 넘어졌다. 최민정은 구제를 받았으나 4위로 입상을 하지 못했고, 심석희는 다른 나라 선수의 주행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실격 처리됐다.
이 경기 후 A코치는 "오빠가 심판이었음 (최)민정이 실격"이라고 최민정의 실격을 바랐던 것처럼 여겨지는 문자를 보냈고, 심석희는 "말해 뭐하냐"며 맞장구를 쳤다.
심석희와 A코치의 문자 내용을 공개한 디스패치는 두 사람이 선수촌 숙소에서 은밀히 만나는 부적절한 관계라는 주장도 했다.
문자 내용과 관련해 심석희와 A코치는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며, 대한빙상연맹은 진위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