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기자]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공동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공개한 2년 연속 세계 최고 부자로 선정되면서, 빌 게이츠에 대해 다시 집중조명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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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 연속 세계 최고 부자 빌 게이츠는 '왕피곤 대마왕'…애플 스티브 잡스와 '도찐개찐' |
특히 글로벌 IT 시대 하나의 롤모델이 된 빌 게이츠와 지금은 고인이 된 애플의 스티브 잡스에 네티즌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 애플은 최근 아이폰6S의 인기에 힘입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돌이켜보면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는 대조적인 길을 걸어왔다. 두 사람 모두 1955년에 태어났지만 자라난 환경은 크게 달랐다.
스티브 잡스는 사생아로 태어나 블루칼라인 양부모 밑에서 자랐고, 학교에서는 우등생과는 거리가 먼 문제아였다. 한편 아버지가 변호사였던 빌 게이츠는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으며, 유명 사립 고등학교를 거쳐 하버드 대학에 진학했다.
특히 빌 게이츠는 현실주의자로 회자된다. 제품의 완성도보다 비즈니스 기회를 중시한다. 경쟁심이 매우 강한 빌 게이츠는 승리에 집착하며, 앞서가는 기업을 분석해 따라 하고 개량함으로써 라이벌을 물리치는 2인자 전략으로 경영의 안정화를 꾀해왔다.
이에 비해 스티브 잡스는 완벽주의자로 불렸다. 다른 회사의 모방품 같은 어중간한 제품이 아니라 세계를 놀라게 할 만한 독창적인 제품을 만들어내는 데 인생을 걸었으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데서 기쁨을 느꼈다. 하지만 독창적인 제품에 너무 집착한 탓에 대성공도 거두지만 때로는 큰 실패도 맛봤다.
이렇듯 여러 가지 면에서 대조적이지만 두 사람은 모두 강렬한 개성을 가졌다는 평가다.
스티브 잡스는 게임회사 아타리(Atari)에서 일했을 때, 해외 출장을 갔다가 복귀하지 않고 인도를 방랑하며 가진 돈을 다 쓰고 난 뒤에야 돌아온 적도 있다. 한편 게이츠는 컴퓨터를 좋아하는 우등생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스티브 잡스를 능가하는 괴짜이기도 했다.
자동차를 좋아하고 스피드광인 빌 게이츠는 교통법규 위반 상습범으로 법원의 소환을 받은 적도 있다. 학창 시절에도 머리는 뛰어나게 좋았지만, 그것을 너무 드러내는 바람에 주위 사람들과 마찰을 겪기도 했다.
이런 두 사람이 ‘컴퓨터의 대중화’라는 시대의 대전환기에 기회를 발견하고, 스티브 잡스는 게임기 회사에서 일하다가, 빌 게이츠는 하버드 대학을 다니다가 거의 동시에 컴퓨터 세계로 뛰어든다.
빌 게이츠는 1975년 마이크로소프트를 만들었고, 스티브 잡스는 1976년 애플을 설립했다. 일에 대한 열정과 세부적인 부분에 대한 집착도 비슷하다. 스티브 잡스는 엔지니어에게 “매킨토시(Mac)의 크기를 전화번호부보다 작게 만드시오”라고 명령했으며, 빌 게이츠는 “프로그램의 행수가 너무 많다”라고 화를 냈다.
두 사람 모두 현장 사람들에게는 피곤한 경영자다. 그러나 그들은 진정한 경영자였다. 자신들의 제품을 진심으로 사랑했고, 최고의 직원들과 함께 미친 듯이 일에 열중했으며, 선두에 서서 수많은 어려움과 위기를 극복했다.
빌 게이츠는 마이크로소프트를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성장시키면서 37세에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됐고 그 자리를 13년간이나 유지했다.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만든 애플에서 쫓겨나기도 했고 ‘넥스트’를 만들어 큰 실패를 맛보기도 했으며 ‘픽사’를 통해 큰 성공을 거두기도 하는 등 굴곡을 겪었지만, 결국 다시 애플로 돌아와 세상을 놀라게 했다.
빌 게이츠는 지난 2010년 워런 버핏과 함께 미국의 400대 억만장자들을 대상으로 재산기부 동참을 권유하는 만찬모임을 가졌다. 생전이나 사망 시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선언하는 ‘기부 약속(The Giving Pledge)’ 운동이다. 당시 재산이 530억달러에 달하는 빌 게이츠는 이미 자신이 설립한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통해 280억달러가 넘는 거액을 기부했다.
세계 최고 부자 중 한 사람인 빌 게이츠는 그 부의 축적과정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독과점 문제 등으로 많은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제 그는 세상의 소외된 사람들에게 눈길을 돌리는 '창조적 자본주의'를 선언하고 기부천사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