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대표팀 동료를 욕설을 섞어 비하·조롱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된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4·서울시청)가 사과했다. 아울러 올림픽 경기 중 동료 최민정과 충돌하며 넘어진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고의가 아니었다는 해명도 했다.
심석희는 11일 매니지먼트사인 갤럭시아SM을 통해 "2018년 평창올림픽 기간에 있었던 미성숙한 태도와 언행으로 인하여, 많은 분들께 실망과 상처를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특히 기사를 접하고 충격 받았을 김아랑 선수와 최민정 선수, 그리고 코치 선생님들께 마음 깊이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달하고 싶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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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더팩트 제공 |
심석희가 이렇게 사과 입장문을 발표하게 된 것은 지난 8일 '디스패치'가 심석희와 대표팀 모 코치가 2018 평창올림픽 당시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를 공개해 큰 파문이 일었기 때문이다. 공개된 문자 내용에는 심석희가 김아랑, 최민정 등 대표팀 동료를 욕하며 조롱하고 1000m 경기에서는 함께 레이스를 펼친 최민정을 고의로 방해한 것이 아닌지 의심되는 내용도 포함돼 있어 큰 충격을 안겼다.
심석희와 모 코치는 "(최민정을) 브래드버리 만들자"라는 문자를 주고받은 적이 있다. 호주 남자 쇼트트랙 선수 스티븐 브래드버리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남자 1000m 경기에서 앞서 달리던 안현수, 안톤 오노 등이 연쇄 충돌하며 넘어지는 바람에 행운의 금메달을 따낸 바 있다.
실제 심석희와 최민정은 여자 1000m 결승에서 부딪혀 넘어졌다. 심석희는 실격 처리됐고, 최민정은 구제를 받았으나 4위로 메달 획득을 하지 못했다.
고의 충돌 의혹에 대해 심석희는 "기사에서 브래드버리 선수를 언급하며 제가 올림픽 경기 때 의도적으로 넘어진 것처럼 서술한 부분은 전혀 사실이 아님을 밝힌다. 제가 고의로 최민정 선수를 넘어뜨리지 않았다는 것은, 전문가들의 조사를 통해서 충분히 밝혀질 수 있는 분명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심석희를 대표팀 훈련에서 일시 제외해 관련 선수들과 분리 조치하고,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전 상황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아울러 빙상연맹은 심석희의 2021-202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1~4차 대회 출전을 보류시켰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오는 21~2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1차 대회를 시작으로 월드컵 시리즈에 돌입한다.
[심석희 입장문 전문]
안녕하세요, 쇼트트랙 선수 심석희 입니다.
최근 저에 관한 디스패치 및 언론사들의 보도에 관하여, 저의 심경 및 입장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2018년 평창올림픽 기간에 있었던 미성숙한 태도와 언행으로 인하여, 많은 분들께 실망과 상처를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특히 기사를 접하고 충격 받았을 김아랑 선수와 최민정 선수, 그리고 코치 선생님들께 마음 깊이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달하고 싶습니다.
저는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조재범 코치로부터 무자비한 폭행을 당하여 뇌진탕 증세를 보이고 진천선수촌을 탈출하는 등, 당시 신체적∙정신적으로 매우 불안한 상태였습니다. 이로 인하여 스스로 가진 화를 절제하지 못하고, 타인에 대한 공격적인 태도로 드러내며 미성숙한 모습을 보인 점은 현재까지도 반성하고 있습니다.
이후 장기간 입어온 폭력의 피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저 스스로 여러가지 노력을 통해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배워가고 있으며, 주변 선수들에게도 진심으로 다가가기 위해 애써왔습니다. 그럼에도 이러한 내용의 기사를 읽고 관련 선수들이 큰 상처를 입었을 것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이에 대해서는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통해 사과의 마음을 전하고자 노력하는 중입니다.
다만, 기사에서 브래드버리 선수를 언급하며 제가 올림픽 경기 때 의도적으로 넘어진 것처럼 서술한 부분은 전혀 사실이 아님을 밝히고자 합니다.
저에게 고향인 강원도에서 열리는 평창올림픽은 어린 시절부터 꿈꿔온 꿈의 무대였습니다. 당시 저는 그간의 훈련 내용을 믿고 모든 경기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마음뿐이었으며, 올림픽 결승에서 제가 일부러 넘어진다거나, 이 과정에서 다른 선수를 넘어뜨려야겠다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한 적이 없고, 실제로도 그런 행동은 절대 하지 않았습니다.
저와 최민정 선수 모두 아웃코스를 통해 상대방을 추월하며 막판 스퍼트를 내는 방식을 주특기로 활용합니다. 해당 경기에서도 저와 최민정 선수는 각자의 특기를 활용하였고, 그 과정에서 충돌이 생겨 넘어진 것은 두 선수 모두에게 너무나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제가 고의로 최민정 선수를 넘어뜨리지 않았다는 것은, 전문가들의 조사를 통해서 충분히 밝혀질 수 있는 분명한 사실입니다. 추후 진상조사 등이 이루어져 이에 관한 많은 분들의 오해가 해소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러한 메시지가 다른 분들께 상처가 될 수 있는 잘못된 내용이었다는 점은 제가 지금까지 반성해온 행동이며, 다시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제가 개인적으로 주고 받은 메시지 내용과, 그로부터 수일이 지나서 이루어진 경기 결과 사이에는 아무런 관련성도 없으며, 이를 연관지음으로써 마치 제가 일부러 경기에서 넘어지고 다른 선수와 부딪힌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사실과 완전히 동떨어진 주장임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마지막으로 그 동안 쇼트트랙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저를 응원해 주셨던 국민들과 선수 및 관계자 여러분들이 해당 기사로 인해 충격을 받으셨을 부분에 대해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 올립니다. 저 스스로도 과거의 미성숙한 태도를 뉘우치고, 깊은 반성과 자숙을 통해 더 성장한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지금까지 해왔던 것과 같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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