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차 ICN 연차총회서 ‘디지털경제 경쟁법 집행방향’ 논의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13일부터 15일까지 개최되는 ‘제20차 ICN 연차총회’에 참석, 디지털 시장 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경쟁당국의 대응방안을 논의하면서 “전통적인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 규제의 사각지대를 보완하면서, 플랫폼 분야의 상생협력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ICN(International Competition Network)은 경쟁법 분야에 대한 세계 각국의 정책 및 법집행 방향을 공유하기 위해 지난 2001년 창설된 협의체로서, 현재 130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이번 회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 화상으로 진행됐으며, ICN 홈페이지를 통해 시청이 가능하다.

   
▲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사진=공정위


조 위원장은 14일(한국시각)에 진행된 ‘디지털 시장에서의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에 대한 경쟁제한성 판단과 시정조치방안’이라는 주제의 전체회의에 토론자로 참석, 디지털 시장 내 공정거래질서 확립을 위한 공정위의 노력 및 향후 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해당 회의에는 프랑스·유럽연합(EU)·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쟁당국에서 참석, 각국의 디지털 시장 내 경쟁법 집행 동향을 공유했다.

조 위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는 상황 속에서, 플랫폼의 지배력 강화로 독점력 남용 우려도 존재하므로 경쟁당국의 면밀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서 디지털 공정경제 구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구체적으로는 기본규범을 정립하고자 플랫폼과 입점업체, 플랫폼과 소비자, 플랫폼 간 경쟁이라는 3가지 측면에서, 제도 개선과 법 집행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위원장은 “또한 디지털 시장의 주요 현안에 전문적인 대응을 위한 정보통신기술(ICT) 전담팀을 구성하고, 이를 통해 앱마켓, 온·오프라인연계(O2O) 플랫폼, 디지털 광고 등 주요 현안별로 세부 분과를 운영해, 사건 처리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플랫폼 특성을 고려한 ‘온라인 플랫폼 심사지침’ 제정을 통해, 자사 우대 등 대표적인 경쟁제한행위를 예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는 디지털 시장 내 우월적 협상력을 지닌 기업의 단독행위 규제를 통해, 중소사업자 등을 힘의 불균형 문제로부터 보호하고자 하는 각 경쟁당국들의 대응방안에 대해서도 집중적 논의했다. 

프랑스 경쟁청 파스칼듀샴스(Pascale Déchamps) 조사국장은 “애플이 거래의존도가 높은 업체에 불공정계약을 강제한 것을 ‘경제적 의존성 남용행위(Abuse of Economic Dependence)’로 판단, 제재한 사례에 대해 발표했다.

남아공 경쟁위원회 제임스핫지(James Hodge) 수석 경제학자는 “최근 경쟁법 개정을 통해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중소사업자에 대한 부당한 가격차별행위를 추가로 규제할 수 있게 됐다”면서 “온라인 플랫폼 분야에서 중소사업자 보호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EU 집행위에서 경쟁법 집행을 총괄하는 올리비에게르센트(Olivier Guersent) 경쟁총국장은 디지털 시장의 공정경쟁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디지털 시장법(Digital Markets Act)’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를 통해 대형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게이트키퍼)를 지정하고, 그들의 경쟁제한행위를 사전 규제함으로써 경쟁법 집행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조 위원장은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입점업체에 대한 거래상 지위 남용 행위를 규제하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제정을 통해, 디지털 갑을관계 개선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보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 법은 힘의 불균형으로 인한 실질적인 경쟁제한의 폐해를 판단해 전통적인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 규제의 사각지대를 보완하면서, 플랫폼 분야의 상생협력을 유도하도록 설계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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