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기록적인 호실적 공시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하락한 데 이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역시 줄줄이 하향세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개인투자자들(개미)이 대규모 저가매수에 나서는 흐름이 관찰되고 있지만 투자비중 확대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도 함께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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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주가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이 두 회사는 지난 3분기에 사상 최대 수준의 분기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주가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국내 대표 기업들이라는 상징성에 사업 경쟁력 또한 굳건하지만 주가만큼은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일단 삼성전자의 경우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9% 늘어난 73조원, 영업이익은 약 28% 증가한 15조 80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70조원을 넘겼고 영업이익도 역대 2위 수준이었다.
LG전자도 호실적을 냈다. 지난 3분기 매출이 역대 최대치인 18조 7845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이는 전년 대비 22% 증가한 것임은 물론 기존 사상 최대치였던 지난 1분기의 17조 8124억원보다 1조원 이상 향상된 실적이다. 특히 가전 부문에서 두드러진 실적이 나오면서 전체 성적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사의 주가는 탄력을 받지 못한 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월 초까지만 해도 15만원대 중반까지 올랐던 LG전자 주가는 현재 12만원 선으로 밀려 있는 상태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초 ‘10만전자’를 전망하게 했던 상승세가 무색하게도 지금은 7만원대마저 무너져 ‘6만전자’ 후반에서 주가가 맴돌고 있다.
일단 LG전자의 경우 최근 GM 전기차의 리콜 관련 충당금을 3분기에 4800억원이나 반영하면서 영업이익이 부진한 영향을 받았다. 지난 3분기 영업이익으로 5407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49.6%나 감소한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경우는 주가 하락의 원인마저 불분명한 상태다. 스마트폰의 경우 3세대 폴더블폰 ‘갤럭시 Z 폴드3’와 ‘갤럭시 Z 플립3’은 오히려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8월 말 출시된 이 신제품들은 최근 삼성전자가 공식 집계한 국내 판매량만 100만대를 넘긴 상태다. 단, ‘코로나19’ 이후 반도체 수요가 급증했음에도 점차 공급이 확대되면서 메모리 가격의 하락세가 점쳐져 주가를 압박했을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 주가가 올해 들어 최저 수준인 7만원 이하로 떨어지자 가장 적극적인 행동에 나선 것은 개미들이다.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개미들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3일까지 10거래일간 삼성전자 주식을 2조 7002억원어치 사들였다. 이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조 1087억원, 6507억원어치 순매도한 것과 반대되는 흐름이다.
전문가들은 개미들의 매수세에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일제히 낮추며 신중한 전략을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 21곳의 삼성전자 평균 목표주가는 지난 1일 기준 9만 7048원이었다.
세부 내용을 보면 미래에셋증권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0만원에서 8만2000원으로 낮춘 것을 위시해 하이투자증권(9만2000원→8만9000원), 이베스트투자증권(9만5000원→8만7000원) 등은 목표주가를 8만원 대로 하향했다. 유진투자증권(10만원→9만3000원)과 신한금융투자(10만원→9만6000원) 등도 목표주가를 낮췄지만 그나마 9만원대는 유지시켰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우려가 커진 가운데 미국의 고용 데이터도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고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일시적일 것이라던 인플레이션도 생각보다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라면서 “결국 9~10월을 거치면서 2022년 세계 경제와 기업 이익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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