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서울에서 직전 거래보다 가격이 하락한 경우 35.1%…8월보다 14.3%p 증가
[미디어펜=이다빈 기자]아파트값 상승세는 지속되고 있지만 가격 피로감과 정부의 잇따른 수요억제 정책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달 서울에서 직전 거래 대비 가격이 하락한 단지가 대폭 늘었다. 전문가들은 수요심리가 한 풀 꺾인 모습이긴 하나 장기적인 하락은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하고 있다.

   
▲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1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 중 직전 거래 대비 가격이 하락한 사례가 크게 늘어났다.

지난달(1∼26일 신고 기준) 서울에서 직전 거래보다 가격이 하락한 경우는 35.1%로, 전달인 8월(20.8%)과 비교해 14.3%p 증가했다. 아파트값 하락 비중이 5개월 만에 높아진 것으로 올해 들어 월 기준 최고치다.

올해 들어 직전보다 가격이 하락한 거래는 1월 18.0%(전체 2441건 중 493건)에 불과했으나 2월 23.9%, 3월 27.5%, 4월 33.3%로 확대됐다. 당시 3기 신도시 등 대규모 주택 공급계획이 담긴 '2·4 대책' 발표 이후 공급 기대감에 가격이 내린 거래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후 오세훈 서울시장이 부동산 규제 완화를 재차 강조하면서 재건축 추진 기대감이 커지자 이 비율은 5월 27.6%, 6월 23.9%, 7월 22.1%, 8월 20.8% 등으로 4개월 연속 하락하다가 지난달에 다시 30%대로 올라섰다. 

서울의 아파트 매수심리도 5주 연속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11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지난주(102.8)보다 0.9p 내린 101.9로 조사됐다. 매매수급 지수는 기준선인 100을 넘어 높아질수록 매수심리가 강하다는 의미로 5주 연속 매수심리가 꺾이는 모습이다.

서울은 3기 신도시 등 대규모 주택 공급 계획이 담긴 '2·4대책' 발표 이후 공급 기대감에 매수 심리가 진정되면서 4월 첫째 주 이 지수가 기준선 밑으로 내려갔으나 한 주 만에 반등해 4월 둘째 주부터 이번 주까지 27주 연속 기준선을 상회하고 있다. 다만 이 지수는 9월 첫째 주 107.2에서 둘째 주 107.1로 내린 데 이어 이후 주별로 104.2→102.9→102.8→101.9를 기록하며 5주 연속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을 5개 권역으로 나누면 모든 권역에서 매수 심리가 진정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은 지난주 101.4에서 100.5로 0.9p 하락해 기준선에 바짝 다가섰다.

마포·서대문·은평구가 속한 서북권은 101.8에서 101.5로 떨어졌고, 양천·강서·구로·동작구 등이 속한 서남권은 103.3에서 102.1로 내렸다. 종로·중구 등이 속한 도심권은 102.9에서 102.5로, '노도강'(노원·도봉·강북) 등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동북권은 103.6에서 102.7로 각각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1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맷값 변동률도 지난 주에 비해 상승폭이 0.02%p 축소된 0.17%를 기록했다. 

용산구(0.26%)가 리모델링 기대감이 있는 이촌동이나 신계동 신축 위주로 오르고 마포구(0.26%)는 아현, 대흥, 현석동 등 주요 단지의 신고가 거래 영향으로 상승폭이 컸다. 강남 4구 중에서는 강남구(0.23%)가 삼성, 역삼동 위주로, 송파구(0.22%)가 문정동 중대형이나 신천동 재건축 위주로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은 "이번주 서울 아파트 값은 지역별 인기 단지 위주로 상승했으나, 은행권 주택담보 대출 한도 축소와 그간 상승 피로감 등으로 매수세가 감소하며 지난주 대비 상승폭이 소폭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매수심리가 그동안 집값 급등에 따른 가격 피로감에 더해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한도 출소 등의 영향으로 한 풀 꺾인 것으로 보고 있지만 장기적인 하락을 기대하기는 아직 섵부르다고 보고 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잇따른 정부의 수요 억제 책으로 수요 심리가 주춤한 모습"이라면서도 "아직 시장에 공급 시그널이 충분하지 않고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감은 여전해 지켜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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