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이퍼링 조기 실행 등 악재 여전…인플레이션 우려 확대도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글로벌 금융시장이 긴축 및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우려에 휘청이면서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도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증권사들은 코스피 지수 예상치를 일제히 낮춰 잡으며 잿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 증권사들의 코스피 지수에 대한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장 초반 코스피는 기관과 외국인의 동반 매도세에 하락하며 3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오전 9시 30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1.23포인트(0.70%) 내린 2993.83을 기록 중이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인 지난 15일 7거래일만에 3000선을 회복했지만 하루만에 장중 3000선을 밑돌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지수를 줄줄이 하향하고 나섰다. 대내외적 악재 속에 코스피가 박스권 횡보를 이어가는 등 부침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KB증권은 올해 4분기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를 기존 3050~3370에서 2850~3350으로 낮췄다. 삼성증권도 지난달 제시했던 3000~3300에서 2900~3200으로,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5월 예상한 3000~3550에서 2900~3200으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최근 증시 조정을 부른 미국의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와 중국 헝다그룹 사태, 전 세계 생산 차질 등 대내외적 악재가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 11일(미국 현지시간)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7년 만에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서는 등 유가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여기에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 등 공급망 병목 현상까지 더해지며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동기보다 5.4% 올라 2008년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같은 달 중국 생산자물가지수(PPI)도 10.7% 뛰어 통계 집계를 시작한 1996년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공급망 차질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기업의 비용 증가와 경기 둔화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 등 주요 통화 당국이 조기 긴축 움직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 물가 상승이 일정 기간 연준의 평균 물가 목표치인 2%를 넘어서면서 금리 인상 시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이 테이퍼링을 조기 실시하고 금리를 인상하면 돈을 푸는 속도가 늦어지면서 증시 상승 속도 및 여력 역시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여기에 공급망 병목 현상이 물가 상승 압력 및 경기 불확실성을 키우며 증시가 불안해지고 조정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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