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삼양그룹이 창립 97주년을 맞아 '글로벌 스페셜티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을 세운 가운데 삼양사를 중심으로 화학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삼양사 매출에서 47% 수준이었던 화학사업 비중은 올 2분기 들어 식품부문을 제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 판가 상승 등에 힘입은 것으로,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2.4% 향상됐다. EP는 고강도·고내열성을 앞세워 전자제품·전기차·수소차 등에 쓰이는 소재로, 제한된 공급 속에서 수요가 확대되는 등 수익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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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양사가 세계 2번째로 상용화한 이소소르비드를 원료로 하는 생분해성 플라스틱 PBIAT와 이를 이용해 만든 플라스틱 필름/사진=삼양홀딩스 |
김용호 한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양사의 국내 EP 공장 가동률이 100%로, 중국과 헝가리에서도 생산이 이뤄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올 2분기부터 베트남 공장도 가동을 시작하는 등 물량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삼양사는 특정 온도와 수분 등 퇴비화 조건에서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폴리카보네이트(PC)를 개발하는 등 친환경 EP 시장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사용후 매립 또는 소각되는 과정에서 독성 물질이 나오는 기존 EP의 단점을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울산과 군산에서 삼양화인테크놀로지를 통해 이온교환수지도 만들고 있다. 이는 플라스틱에 이온교환기를 결합시킨 것으로, 액체에 포함된 이온과 미세 불순물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이 중 울산공장의 생산력은 550만리터, 지분 50%를 보유한 군산공장의 경우 2000만리터다.
삼양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이온교환수지를 만드는 회사로, △일반수처리용 △석탄화력을 비롯한 발전소용 △반도체 등에 활용되는 초순수용을 비롯한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 또한 한국수력원자력에 이온교환수지를 3년간 70만리터 공급하기로 하는 등 전량 수입하던 원전 수질관리용 제품 국산화에 성공하기도 했다.
지난해 수소차 이온교환필터에 사용되는 제품을 개발했으며, 국내외 완성차 업체에 공급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이온교환필터는 냉각수와 배관 속 이온 제거에 쓰이는 것으로, 주행거리 약 6만km 마다 교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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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양사가 개발·생산하는 이온교환수지/사진=삼양홀딩스 |
이소소르비드를 활용한 생분해성 플라스틱 사업을 본격화하는 등 ESG 경영과 수익성 향상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삼양사는 2014년 국내 최초로 이소소르비드 상업 생산기술을 확보한 데 이어 관련 소재 개발 및 부품 상용화를 추진하는 중이다. 이소소르비드는 식물 자원에서 추출한 전분을 화학적으로 가공해 만든 바이오소재로, PC의 주원료인 비스페놀A를 대체할 수 있다.
이 플라스틱은 석유 유래 소재 보다 토양에서 분해되는 속도가 빠른 것이 특징으로, 일회용 봉투와 농업용 멀칭 필름 및 어망 등의 생산에 쓰일 전망이다. 기존 소재 보다 강하고 질겨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필름 형태로 가공시 더욱 얇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삼양사는 식품 기술을 더해 필름형태 가공에 적합한 컴파운드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필름 형태로 가공하기 위해서는 열가소성 전분 등을 혼합해야 하지만, 식물 유래 소재라는 점에서 함량이 높아지면 인장강도가 떨어지는 문제를 해소한 것이다. 특히 바이오매스 함량이 50% 이상인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유럽연합(EU) 시장 진출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양그룹 관계자는 "올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연산 1만톤 규모의 이소소르비드 공장을 조성하는 중"이라며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과제를 총괄하는 업체로서 생분해성 PC 개발과 이를 이용한 자동차용 내장재 부품 상용화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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