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금희 “기술개발 계획 없이 목표만 높게 설정해, 무책임한 행동”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위원회(이하 탄중위)’가 18일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기존 26.3%에서 40%로 대폭 상향하는 안을 발표한 가운데, 재생에너지 수용증대를 위한 기술 24건 중 1건 만이 개발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양금희 의원(국민의힘, 대구북구갑)이 입수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세부 산출근거자료에 따르면, 탄중위는 재생에너지 수용증대를 위해 재생에너지 정밀 예측·제어, 수소 터빈 개발 등 5개 분야 24건의 세부 과제를 필요기술로 선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 양금희 의원이 18일 국회 산자위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사진=국회인터넷의사중계 캡쳐


그러나 양 의원이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에 의뢰해 24건 기술의 국산화율과 상용화율을 분석한 결과, 상용화가 이뤄진 기술은 에너지저장장치(ESS) 한 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4개 기술 중 '동북아시아 슈퍼그리드' 구축 등 15개 기술은 국내 수준이 유럽 등 선진국의 6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선진국의 90%대 수준을 갖춘 기술은 설비 과부화 관련 2건밖에 없었다. 

탄중위가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발표한 이날, 양 의원은 “정부는 2050년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 자연스럽게 개발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전력 업계는 개발 계획조차 없는 기술을 근거로 에너지 정책을 뿌리부터 바꾸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업계 의견을 대변했다.

이어 “특히 전력망 안정화 장치인 동기조상기 활용 기술 등 전체 필요기술 중 절반인 12건은 개발을 위한 계획조차 잡지 못하고,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라며 “유연성 중형급 가스터빈 개발의 경우, 지난달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했으나 불수용되면서 좌초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나마 개발 계획이 있다고 하더라도, 상당수가 구체성이 부실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꼬집었다.

양 의원은 “전문가들은 선진국 수준의 신기술 확보 없이 지금 방식대로 신재생 공급을 늘릴 경우,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면서 “실제로 전력생산의 25%를 풍력발전에 의존하고 있는 영국에서 최근 바람이 불지 않자 발전량이 줄어, 전기요금이 1년 만에 7배로 치솟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술 개발 계획이 수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급 목표만 높게 설정하는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모든 부담을 국민들에게 떠넘기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일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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