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의 9월 종전선언 제안에 대한 후속 조치로 우리정부가 4강 북핵외교에 집중해온 가운데 북한이 19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전격 발사했다.
북한이 SLBM을 시험발사한 것은 2년만으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화 제의에 응하지 않아온 북한이 선택할 군사행동의 레드라인으로 전망되어온 것이다. 그런 만큼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긴급하게 열렸고, “깊은 유감”이라는 입장이 나왔다.
마침 이날 서울에서 열린 한·미·일 정보기관장 회의에서도 관련 논의가 이뤄졌다고 국가정보원이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대화신호’이길 바라는 의향도 내비쳤다.
하지만 이날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는 여전히 미국의 태도부터 바꾸라는 북한의 일방적인 압박으로 분석된다. 한미 간 종전선언 협의가 깊어지는 상황에서도 북한과 접점을 찾지 못한다면 앞으로 남북미의 종전선언 추진이 쉽지 않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성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18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한미 대북특별대표 협의를 가진 뒤 “종전선언을 논의했고, 이번 주말 서울을 방문해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미국측이 종전선언을 논의 테이블에 올렸다고 밝힌 것은 처음이다.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종전선언 구상에 대한 미측의 이해가 깊어졌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동안 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을 제안한 이후 청와대와 외교부의 북핵외교라인이 총출동해 미국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 일본측과 대화를 벌여왔다. 먼저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지난 5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이사회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회동했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지난 12일 워싱턴DC에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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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미중 종전선언 (PG) 박은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사진=연합뉴스 |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지난달 29일 화상으로 류샤오밍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한·중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가졌고, 30일엔 인도네시아에서 성김 대표와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가졌다.
노 본부장은 또 이달 13~16일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고리 모르굴로프 외무차관과 한·러 북핵수석대표 회담을 가진 뒤 곧바로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18일 김 대표와 한미 북핵수석협의, 19일 김 대표와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과 함께 한·미·일 및 한·일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가졌다.
노 본부장은 18일 “지난 9월 유엔총회 이후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한미 간 각급의 협의가 숨가쁘게 이어지고 있다. 3주 전에 자카르타에서 성김 대표와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가진 데 이어 2주 전엔 파리에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께서 한미회담을 가졌고, 지난주엔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미국을 방문했다. 이에 이어서 저는 오늘 다시 성김 대표와 생산적인 협의를 가졌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미국의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잇달아 한국을 찾는 이례적인 상황도 벌어졌다. 윌리엄 번스 CIA 국장은 15일 문재인 대통령과 전격 면담했다. 미국 17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정보기관 최고위 DNI의 수장인 애브릴 헤인스 국장은 18일 한미 밍 한일 정보기관장간 양자회의를 한데 이어 19일 한미일 회의를 갖고 한반도 정세와 현안을 논의했다.
국정원은 이와 관련해 이날 보도자료는 내고 “세부적으로 대북 현안, 글로벌 공급망·기술 유출 등 경제안보 이슈에 대해 토론했다”면서 “한미일 정보기관장들은 북한의 단거리미사일 발사와 관련해서도 정보를 공유하고 상황을 평가했다. 앞으로도 한미일 정보협력을 더욱 강화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북한의 SLBM 시험발사에 정부는 깊은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북한에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NSC상임위원회는 “한반도 정세 안정이 그 어느 때보다 긴요하다”고 밝혔다. 이종주 통일부 대변인은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 일관되게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했으며,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달성을 위해서 필요한 외교적 소통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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