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세헌기자] 공정위가 ‘한화-삼성’ 빅딜에 조건부 승인을 내렸다. 독과점 형성을 방지해 시장 가격 안정을 유지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 ‘한화-삼성 빅딜’ 공정위 조건부 승인…“시장안전 우선”

공정거래위원회는 한화케미칼이 계열사인 한화에너지와 함께 삼성종합화학의 주식을 취득하는 행위가 관련 시장의 경쟁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 만큼 가격인상을 제한하는 내용의 시정조치를 부과했다고 5일 밝혔다.

지난달 한화의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인수 건에 대해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며 조건 없이 승인 조치한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공정위는 이번 한화케미칼의 삼성종합화학 인수를 통해 EVA(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 시장에서 독과점 구조가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EVA 시장에서 한화와 삼성의 시장점유율 합계가 68%에 달해서다.

폴리에틸렌의 한 종류인 EVA는 태양전지·비닐하우스 필름과 신발 밑창 등의 소재로 쓰인다.

향후 공정위는 한화케미칼과 한화에너지가 EVA 국내가격 인상률을 수출가격 인상률 이하로 유지토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EVA 국내가격 인하율은 수출가격 인하율 이상으로 제한토록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시정조치로 해당 업체가 EVA의 국내 가격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리지 못하게 돼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이런 시정조치 이행 여부를 철저히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화는 앞으로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이런 조치에 대한 결과보고서를 공정위에 제출하게 된다.

앞서 한화케미칼은 지난해 11월 계열사인 한화에너지와 함께 삼성종합화학의 주식을 각각 27.6%, 30.0%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한 후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한 바 있다.

한화는 이번 거래를 통해 삼성종합화학과 그 자회사인 삼성토탈까지 동시에 인수해 국내 석유화학 시장에서 최고 사업자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