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DGB·JB금융 순익 증가율, 4대 금융지주比 3배↑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BNK·DGB·JB 등 지방금융그룹 3사가 올해 3분기 지난해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의 전방위적인 대출규제가 주요 시중은행을 강타하면서 대출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대출 여력이 있는 지방금융권으로 몰린 데 따른 것이다. 때아닌 대출자산 폭증에 힘입어 지방금융그룹 3사의 순이익 증가율이 4대 대형 금융지주의 실적 증가율보다 약 3배 높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 3대 지방금융지주사. 왼쪽부터 BNK금융그룹, DGB금융그룹, JB금융그룹 / 사진=각사 제공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DGB·JB금융그룹은 다음주께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JB금융그룹은 오는 26일, BNK·DGB금융은 28일이다. 증권투자업계에서는 지방금융지주사들이 올해 3분기 역대급 '잭팟'을 터뜨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지방 금융지주사 3사의 3분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를 5065억원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686억원 대비 37.4%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대형 금융지주사의 실적 증가율 평균치 12.2%에 견줘 약 3배 높다. 

지주사별로 보면, BNK금융의 순이익 전망치는 2351억원으로 전년 동기 1474억원 대비 59.5%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1~9월 누적 순이익은 7247억원으로 전망돼 지난해 연간 순이익 5626억원을 크게 넘을 것으로 보인다. 

DGB금융과 JB금융의 3분기 순이익도 각각 1375억원, 1339억원을 기록해 전년 3분기 대비 32.85%, 13.74%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에프앤가이드는 두 지주사의 누적 순이익 추정치도 지난해 연간 순이익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세 지주사의 호실적 기대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대출자산 증가가 실적 향상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의 대출규제가 5대 시중은행을 강타하면서 갈 길을 잃은 예비차주들이 상대적으로 대출여력이 있는 지방금융권으로 눈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또 핀테크업체와의 제휴로 대출상품을 플랫폼에 등재하게 된 점도 대출실적 급증에 한 몫한 모습이다. 지역민들에 국한되던 대출영업이 플랫폼 효과로 전국민을 대상으로 확장하게 된 까닭이다. 

BNK부산·BNK경남·DGB대구·JB광주·JB전북은행 등 5개 지방은행의 상반기 가계대출 잔액은 49조 9000억원으로 전년 말 46조 3000억원 대비 7.6% 증가했다. 이 기간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 2.8%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한 지방금융권 관계자는 "정확한 실적은 결산 이후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기대실적은 시장에서 언급되는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출자산이 워낙 많이 늘었기 때문에 기인하긴 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다른 지방금융권 관계자도 "아무래도 플랫폼 관련 대출신청건수가 늘어나다보니 그런 부분에서 풍선효과가 있는지 등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 계열사 외에도 비은행 계열사들이 전방위적으로 약진한 점도 실적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은행 실적이 오른 가운데 비은행계열사도 약진하면서 실적이 잘 나오고 있는 만큼 3분기 실적이 기대된다"며 '어닝 서프라이즈' 기대가 비단 은행부문만의 호조 때문만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실적 훈풍 분위기가 4분기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특히 은행부문을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 금융당국의 지도에 따라 은행들이 지점별 한도만큼 대출을 허용해주고 있고, 당국이 곧 DSR 규제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 자연스레 여신실적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 요인이다. 

다만 지방은행은 지역중소기업 대출 비중을 60~70%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서 주요 시중은행들과 결이 다르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한 은행 관계자는 "대출제한이 실적 부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섣불리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지방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높은 만큼, 가계대출 제한에 따른 실적 여파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포션이 60%를 넘어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방은행은 시중은행만큼의 상당한 타격을 받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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