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가 66%, 코로나19 이후 생애목표 재설정…34% 준비도 못해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SC제일은행의 모기업인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은 최근 한국의 자산가그룹(신흥부유층, 부유층, 초고액자산가층)을 대상으로 자산관리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66%가 코로나19 이후 생애 목표를 재설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또 응답자의 34%는 코로나19로 자산관리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져 새로운 목표 달성에 필요한 조치들을 실행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SC그룹은 지난 6~7월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 전세계 12개 시장에 걸쳐 신흥부유층, 부유층, 초부유층으로 구성된 자산가그룹 1만 5649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진행했다. 지난 21일 조사 분석 결과를 담은 '기대 자산 보고서'를 공개했다. 한국은 1082명의 자산가그룹을 대상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자산가그룹은 코로나19 여파로 보다 미래지향적으로 삶의 우선순위를 재설정했다. 생애 목표를 재설정한 응답자 중 46%는 '건강 향상'을, 39%는 '더욱 편안한 노후'를 각각 최우선 목표로 세웠다. 하지만 많은 자산가그룹이 투자 자신감 약화로 점차 위험 회피 성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이러한 행태가 투자 활동이나 자산관리를 단순화하는 디지털 툴 활용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산가그룹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투자 자신감 약화는 상대적으로 신흥부유층에서 두드러졌다. 신흥부유층의 47%가 투자 자신감을 상실했다고 응답해 초부유층의 27%보다 훨씬 높았다. 아직 자산을 형성 중인 신흥부유층일수록 투자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는 지원 조치가 없으면 자산가그룹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의미다. 

한국 자산가그룹의 투자 자신감에 가장 큰 영향을 준 3가지 요소는 △금융시장의 변동성(40%) △소득 불충분(33%) △저금리(28%) 등으로 꼽혔다. 

아울러 자산가그룹의 31%는 65세 이전 은퇴를 계획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노후 준비 시작이 늦어지고 있고, 코로나19로 인한 자신감 상실 등이 더해져 자산가 상당수가 은퇴 후의 노후 자금이 부족할 위험에 처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38%는 현재 노후 준비를 위한 저축·투자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노후를 준비 중이라는 응답자도 은퇴 후의 주요 예상 소득원으로 예금상품(40%)과 정부 연금(38%)을 꼽았다. SC그룹은 자산가그룹이 투자 자신감 약화로 적극적인 투자 활동에 나서지 않으면, 노후준비 작업과 생애 목표 간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콜린 치앙 SC제일은행 자산관리부문장(전무)은 "현금 저축만으로는 더 길어진 수명과 새로운 생애 우선순위 목표 달성에 불충분하기 때문에 자산가그룹에게 장기 투자는 필수적이다"며 "새로운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다각화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지금 당장 필요한 조치들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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