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현대카드, 신한카드 기아차와 복합할부 취급 중단

[미디어펜=정단비 기자] 카드사들이 잇따라 자동차복합할부 상품 취급 중단을 선언하면서 복합할부 상품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 지난 4일 신한카드, 현대카드는 기아차와 가맹점 계약을 연장하면서 자동차복합할부상품은 취급을 중단하기로 협의했다./연합뉴스
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와 현대카드는 지난 4일 기아자동차와 가맹점 재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복합할부상품 취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다만 신용카드, 체크카드 등 일반 카드거래는 가능하다.
 
앞서 신한카드와 비씨카드는 현대자동차와의 가맹점 만료를 앞두고 복합할부 수수료율 협상을 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복합할부 상품은 취급하지 않기로 했다.
 
자동차복합할부상품은 고객이 카드로 차량을 구매하면 캐피탈사에 결제대금을 지급하고 고객으로부터 할부금을 받는다. 자동차사는 카드사에 가맹점수수료를 지불하고 카드사는 캐피탈사, 딜러, 고객과 수수료를 나눠 갖는다.
 
이에 현대차는 복합할부상품 구조상 신용공여기간이 2~3일로 짧기 때문에 리스크가 거의 없다며 체크카드 수수료율(1.3%~1.5%) 수준으로 인하해줄 것을 요구했고 기아차도 같은 의견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복합할부상품이 불필요한 수수료를 유발한다는 현대차의 기존입장과 같다"며 "수수료율 책정에 있어 체크카드와 거의 동일한 구조이니 체크카드 수수료율을 적용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카드업계는 체크카드 수준으로 수수료율을 내리는 것은 적격비용 이하이며 영세가맹점 수수료율인 1.5% 이하로는 내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양측 다 팽팽한 의견차로 잇따른 협상에서 조율에 성공하지 못했고 카드사들은 가맹점 계약 종료라는 상황보다는 복합할부 취급을 중단하는 쪽을 택하게 됐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시장점유율이 월등히 높아 카드사 입장에서는 무리하게 협상을 진행하다가 계약이 끊어지는 것보다는 유지하는게 중요하다보니 협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실제 자동차업계에 의하면 수입차 증가로 인해 줄어들기는 했지만 지난달 현대기아차 승용차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60.7%로 여전히 절반을 넘는다.
 
더구나 현대차는 이달부터 아반떼 할부금리를 기존 3.9%(36개월 기준)에서 0.4%포인트 낮췄으며 기아차도 지난 1월 전 차종의 할부 기준금리를 평균 1%포인트 인하하는 강수를 두면서 복합할부상품 존재 가치를 압박하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의 할부금리 인하가 복합할부상품에 어느 정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복합할부상품은 일반 할부상품에 비해 1%가량 금리가 낮은 것이 경쟁력이었는데 현대기아차에서 할부금리 인하로 매력이 감소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카드업계의 묘수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신용공여기간을 한달 가량으로 늘린 신복합할부상품이 캐피탈사와 세부사항 조율을 끝내지 못해 출시마저 늦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카드업계는 복합할부의 존폐가 삼성카드와 현대차의 협상 상황에 달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카드 복합할부 취급액 규모가 1조3000억원 가량으로 현대카드(1조9000억원) 다음으로 크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복합할부상품은 소비자의 선택에 따라 생명력을 갖겠지만 현대차와 삼성카드의 협상 결과가 복합할부상품의 운명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카드, 비씨카드, 하나카드, 롯데카드는 7일, 국민카드는 8일 기아차와 가맹점 종료를 앞두고 있어 6일까지 협상을 완료할 예정이다.
 
또한 이달 19일, 20일에는 각각 삼성카드와 롯데카드, 6월에는 현대카드에서 현대차와 가맹점 계약이 만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