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 생산하는 미국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이 국내에 조기공급 된 데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삼성의 '조직력'이 큰 힘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각 계열사별 테스크포스(TF) 구성을 지시하고, 글로벌 인맥을 활용하는 등 코로나19 백신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많은 노력을 쏟은 것으로 전해진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8월 13일 가석방 된 이 부회장이 가장 먼저 신경쓴 사업은 반도체와 코로나19 백신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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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 경기도 평택사업장에서 EUV 전용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당시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와 협력해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은 갖췄지만, 인허가 문제 등 여러 문제가 남아 있었다.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을 처음 생산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로서는 안정적인 대량 생산 자체가 과제였다.
현황 보고를 받은 이 부회장은 문제 해결을 위해 삼성의 역량을 결집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SDS 등이 참여하는 '백신 TF'를 구성해 역량을 집중했다. 백신 TF는 추석 연휴와 휴일도 반납하고 백신 조기 생산에 매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TF를 중심으로 삼성은 상황에 따라 각 계열사의 노하우와 전문가들을 투입해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상황에 해결했다. 각종 인허가와 관련된 문제도 신속하게 대응했다.
삼성전자 스마트 공장팀은 생산 초기 낮았던 수율을 끌어올렸고, 이물질 검사 과정에는 관련 노하우를 확보한 삼성전자 반도체 및 관계사 전문가들이 투입됐다.
이 결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하는 모더나 백신의 국내 공급 일정은 당초 연말에서 10월로 앞당겨졌고, 안정적인 대량 생산 체제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이 과정에서 이 부회장은 모더나와의 신뢰 구축에도 많은 정성을 기울였다. 이 부회장은 오랜 지인이 모더나와 거래관계에 있는 것을 알고, 그를 통해 모더나 최고 경영진을 소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과 모더나 최고 경영진은 지난 8월 화상회의를 통해 단기적으로는 성공적인 백신 생산을 통해 신를 쌓았고, 중장기적으로 바이오산업 전반으로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심도깊게 논의했다.
이번 백신 조기 공급 과정을 지켜본 재계에서는 이 부회과 삼성의 스피드 경영이 더 많은 분야에서 힘을 발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 삼성 계열사들이 보유한 다양한 노하우를 활용해 더 큰 시너지를 낼 필요가 있다는 겄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 사태 초기에도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은 마스크 부족 해소 등 큰 역할을 했다. 이번 모더나 백신 생산에서도 총수의 리더십이 확인됐다"며 "삼성과 우리 경제 전체를 고려하면 이 부회장의 정상적 경영활동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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