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KB증권이 거래대금 감소 등의 여파로 3분기 실적에서 순이익이 크게 감소했지만, 내용을 자세히 보면 질적 측면에선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기업금융(IB) 분야의 약진이 두드러져 새로운 수익모델로의 이행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다. 박정림·김성현 대표이사 ‘투톱’ 체제도 제법 안정된 성과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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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KB증권 |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길었던 ‘역대급 호실적’ 행진이 서서히 마무리 되고 있다. 특히 지난 3분기 실적에서부터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순익 감소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금융지주사 가운데 실적 1위를 기록한 KB금융의 증권 자회사 KB증권 역시 마찬가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KB증권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33% 감소한 170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세전이익은 2336억원으로 16.78% 줄어든 모습이다.
실적감소 내용을 보면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감소한 영향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이는 전 증권사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얘기다. 최근 들어 국내 증시가 박스권 장세에 접어들면서 개인투자자(개미)들의 주식투자 열풍은 일단락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의 수수료 수익이 적어졌다기보다는 지난 2년간의 수익이 이례적으로 컸던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지난 1분기 24조5000억원 수준까지 급증했던 개인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분기 20조2000억원, 3분기에는 19조3000억원으로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KB증권의 수탁수수료 수익 역시 1분기 2022억원에서 2분기 1639억원으로, 다시 3분기 1501억원으로 감소했다.
오히려 주목할 점은 KB증권이 IB부문에서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는 점이다. KB증권의 3분기 IB수수료 수익은 998억원으로 거의 1000억원에 근접할 정도로 커졌다. 1분기 811억원, 2분기 906억원에 이어 분기마다 약 100억원 규모의 성장을 하고 있다.
특히 KB증권은 국내 채권발행시장(DCM) ‘최강자’로 손꼽히며, 신규상장(IPO) 주관으로 주식자본시장(ECM)에서도 좋은 성과를 냈다. 지난 5월 KB증권은 ECM 경쟁력 강화를 위해 IPO 담당부서를 4개부서 체제로 확대재편하고, ECM 담당조직을 신설한바 있다.
KB증권은 카카오뱅크와 롯데렌탈, 현대중공업 등 대어급 기업들과 연이어 IPO 주관 계약을 체결했다. 아울러 엘앤에프, 맥쿼리인프라 등 대형 유상증자 딜을 주관한 점도 IB분야의 실적을 견인해줬다.
박정림·김성현 대표이사의 투톱체제로 운영되는 경영 방식에도 새삼 시선이 쏠린다. KB증권은 박정림·김성현 대표이사가 각각 자산관리(WM)와 투자은행(IB) 부문을 맡고 있다. 연결 기준 KB증권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4933억63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5.58% 상승했으며, 당기순이익은 3772억 1100만원으로 175.74% 증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브로커리지 위주의 수익구조에서 빨리 벗어나 IB 위주의 수익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국내 증권사 모두의 과제”라면서 “(KB증권의) 이번 실적은 비록 감소세를 나타냈어도 질적 측면에선 긍정적으로 평가할 구석이 많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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