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2021 프로야구 마지막 날이 밝았다. 30일 전국 5개 구장에서 각 팀들의 시즌 144번째 최종전이 펼쳐진다.

그런데 아직 1~5위 순위가 하나도 결정되지 않았다. 포스트시즌 진출 4팀(삼성 KT LG 두산)은 가려졌지만 어느 팀이 정규리그 우승을 할 지도 모르고, 플레이오프·준플레이오프로 향하는 2·3위 팀도 정해지지 않았다. 4위도, 포스트시즌 막차를 탈 5위도 모든 경기가 끝나봐야 알 수 있다. 최종전에서 최종 순위 '경우의 수'를, 그것도 한두 팀이 아닌 6팀이나 얽힌 경우의 수를 따지는 전무후무한 상황이 벌어졌다.

◇2021 KBO리그 순위표
   
▲ 표=KBO


우선 상위권 1~3위 경쟁. 29일까지 삼성과 KT가 승무패가 똑 같아(75승9무59패) 공동 1위에 올랐다. LG(72승14무57패)가 두 팀에 불과 0.5게임 뒤진 3위다.

30일 최종전에서 삼성은 NC와 창원 경기, KT는 SSG와 인천 경기, LG는 롯데와 부산 경기를 갖는다. 상위권 세 팀 모두 원정경기라는 점은 같다.

삼성이 이기고 KT가 지면 삼성이 우승, KT가 이기고 삼성이 지면 KT가 우승하는 것은 간단하다. 이렇게 삼성과 KT의 승패가 나뉠 경우, LG가 이기면 패한 팀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선다.

삼성과 KT가 다 이기면, 최종 성적도 동률이 된다. 두 팀은 31일 우승 결정 타이브레이커 단판 승부를 벌이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발생한다. LG는 그대로 3위가 된다.

   
▲ 최종전 한 경기만 남겨둔 가운데 3위 LG도 역전 우승 가능성이 있다. /사진=LG 트윈스


삼성과 KT가 다 지면, 두 가지 경우를 따져야 한다. LG가 이기면 LG의 0.5게임 차 역전 우승이다. LG도 지면, 삼성과 KT는 역시 동률 1위가 되기 때문에 우승 결정전을 치러야 한다.

무승부 변수도 있다. 만약 삼성과 KT 중 무승부를 기록하는 팀이 나오고 LG가 이기면, 승률에서 LG가 앞서기 때문에 순위가 뒤바뀐다. 삼성과 KT 두 팀 다 비기고 LG가 이기면 물론 LG의 우승이다. 

4~6위도 최종전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4위 두산(70승8무65패)은 5위 SSG(66승14무63패)에 1.0게임 앞서 있고, 6위 키움(69승7무67패)은 SSG에 0.5게임 뒤져 있다. 

최종일 두산은 한화와 대전 경기, SSG는 KT와 인천 경기, 키움은 KIA와 광주 경기를 갖는다. SSG만 홈 경기고 두산과 키움은 원정 경기를 치른다.

두산은 6위 키움에 1.5게임 차로 앞서기 때문에 포스트시즌 진출은 무조건 확정됐다. 다만, 두산이 지고 SSG가 이기면 두산이 5위로 내려가고 SSG가 4위로 올라선다.

SSG는 최종전을 이기면 4위도 될 수 있지만, 패할 경우 키움이 이기면 순위 역전이 돼 포스트시즌도 못 가고 탈락한다. 다만, SSG는 비기기만 하면 키움이 이긴다 해도 승차 없이 승률에서 앞서 5위를 차지할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부분의 팀들이 최종전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된 하위팀이 전력을 다하지 않아 최종 순위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예상을 할 수도 없다. 29일 경기에서 삼성이 NC에 1-3으로 일격을 당하며 단독 선두로 나설 기회를 놓친 것이 대표적인 예다. KT도 키움에 2-4로 덜미를 잡혔는데, 키움은 이 경기 승리로 5위 희망의 불씨를 꺼트리지 않았다.

정말 2021시즌 KBO리그는 '끝까지 왔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