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경쟁 당국이 연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기업 결합 승인을 내기로 하며 항공 주무 부처와 협의한다면서도 노선별 독과점 심사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한항공 조종사들을 포함한 업계 관계자들은 조건부 인수·합병(M&A) 승인 계획에 대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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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일러스트 /사진=연합뉴스 |
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25일 국토교통부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결합 심사 진행·시정 방안에 관한 양해 각서(MOU)를 체결했다.
조 위원장은 "기업 결합을 통해 경쟁 제한성이 생겨난다면 시정 조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효과적인 시정 방안을 마련해 이행까지 연계되는 감독 체계를 만들고자 한다면 항공 감독 당국인 국토부와의 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공정위가 국적 대형 항공사간 통합 승인 방향으로 가닥을 잡되 노선별 시장 점유율을 따져 시장 독과점은 막겠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노선 재분배·운수권·슬롯 재조정 방안을 담아 심사 보고서를 올릴 계획이다.
그러나 항공사 입장에서는 운수권과 슬롯 등을 자산으로 인식하고 있는 만큼 해당 요소에 대한 경쟁 당국의 승인을 얻지 못할 경우 기존 취항 중이던 노선에 정상적으로 다닐 수 없게 된다. 영업 조건이 당국 조치로 악화되는 셈이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은 지난 29일 '빈대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려는 공정거래위원회' 제하의 성명을 냈다. 이들은 "독과점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노선권 재분배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해당 항공사가 적법하게 확보한 무형의 자산을 일방적으로 침해하는 행위"라며 "기존 운수권을 외항사에게 일방적으로 배분한다는 것은 항공 주권을 외국에 넘기는 것과 다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종사 노조는 "국토부가 운임을 규제해서라도 해결이 가능함에도 운수권을 조정하는 것은 관련 지침과 항공사업법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2만6000여명에 달하는 양 사 직원들의 고용 불안과 막대한 공적 자금에 따른 국민들의 조세 부담을 늘리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공정위 행태를 보면 어느 나라 경쟁 당국인지 모르겠다"며 "너무 남의 일처럼 여긴다는 게 느껴진다"고 비판했다.
국회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공정위가 사건 한 건을 처리함에 있어 평균 496.7일이 소요됐다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 "공정위는 서강대학교 산학협력단에 맡긴 연구 용역 결과 발표는 하지도 않으면서 심사 결과 공개를 뒤로 미룬다"며 "만에 하나 M&A가 엎어진다면 공정위는 후폭풍을 감당해낼 수 있겠느냐"고 질타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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