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지난해 4월 저점대비 5배 오르는 등 원자재 가격 폭등
국제원자재의 안정적 수급 지원 통해 악영향 최소화 해야"
[미디어펜=조한진 기자]국제원자재 가격급등하면서 재계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과거 경제위기보다 상승폭과 변동폭이 커 기업대응이 어러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할당관세 적용 등 국제원자재 안정적 수급지원 노력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최근 국제원자재 가격 급등(올해 1~9월 기준)으로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연간 1.8%포인트 감소하고, 소비자물가도 연간 1.6%포인트의 상승압력을 받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 컨테이너항만 전경./사진=인천항만공사

한국경제연구원은 1일 ‘국제원자재가 급등이 기업채산성 등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분석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국제원자재 가격이 국제원유를 중심으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원유가격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 4월에 저점을 찍은 후 상승폭이 유종별로 3.6배(두바이유)에서 최대 5배(WTI)에 달하고 있다. WTI는 지난해 4월 배럴당 15.06달러에서 지난 9월에는 배럴당 75.03달러로, 두바이유는 20.82달러에서 75.90달러로, 브렌트유는 20.66달러에서 78.77달러로 치솟았다.

금을 제외한 알루미늄 등 비철금속가격과 옥수수 등 주요곡물 선물가격도 상승세가 가파르다. 한경연은 국제원자재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백신효과와 그간 경기침체에 따른 기저효과로 글로벌 경기가 큰 폭의 반등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경연은 달러기준 원재료 수입물가지수 분기자료에 기초해 이번 코로나19 상황에서의 국제원자재가격 증감률 추이를 글로벌 금융위기 및 외환위기 기간과 비교 분석했다.

우선, 정점에서의 국제원자재 가격상승률이 올해 3분기 60.8%로 과거 외환위기(2000년 1분기 57.8%)와 금융위기(2010년 1분기 39.8%)보다 높았다.

한경연은 국제원자재 가격의 증감률 고저점간 격차도 이번 코로나19 시기에서 가장 커 기업의 대응이 많이 어려울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 코로나19 상황에서의 증감률 저점은 지난해 2분기 –34.5%, 현재까지의 고점은 올해 3분기 60.8%로 고·저점 차이가 95.3%포인트에 달했다. 이에 비해 금융위기 기간(2008년 4분기~2010년 2분기)의 경우 2009년 2분기 –43.0%이 저점, 2010년 1분기 39.8%가 고점으로 고·저점 차이가 82.8%포인트였다. 외환위기 기간(1997년 4분기~2000년 1분기)에는 1998년 1분기 –24.3%가 저점, 2000년 1분기 57.8%가 고점으로 고·저점차이가 82.1%포인트였다.

올해 1∽9월 중의 원화기준 원재료수입물가 상승률은 전년동기 대비 32.3%에 달한다. 한경연은 기업들이 원재료수입물가 상승분의 절반을 제품판매 가격에 반영하고, 나머지 절반은 자체 흡수한다는 가정아래 국제원자재가 상승이 기업채산성 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이 결과 비금융업 전체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율은 코로나19 이전인 5년(2015~2019년)간 평균 5.2%였는데,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영업이익률이 3.4%로 이전보다 연간 1.8%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규모별 매출액 영업이익율 하락 폭은 대기업이 -.20%포인트, 중소기업이 -1.5%포인트로 대기업이 더 컸다. 한경연은 국제원자재 가격 인상의 영향을 대기업이 더 많이 받는 것은 매출액대비 재료비 비중이 대기업이 더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분의 절반을 기업들이 제품가격에 전가하는 경우 소비자물가는 1.6%포인트 상승압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중 1.0%포인트는 대기업, 0.6%포인트는 중소기업이 수입원재료 가격상승을 원가에 반영함에 따라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가격규제 등 인위적 물가억제책 대신 가격급등 원자재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 등 국제원자재의 안정적 수급 지원을 통해 경제악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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