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두산 베어스가 1차전 한판으로 끝낼까? 키움 히어로즈가 2차전까지 승부를 끌고갈까. 선발 등판하는 '영건' 곽빈(두산)과 안우진(키움)의 어깨에 두 팀의 운명이 달렸다. 

두산과 키움은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맞붙는다. 정규시즌을 두산이 4위, 키움이 5위로 마쳐 두 팀의 와일드카드 맞대결이 벌어지게 됐다.

4위 두산이 일단 유리하다. 두산은 1차전을 이기거나 비겨도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키움은 무조건 1, 2차전을 다 이겨야 와일드카드를 따낸다. 장소도 두산의 안방 잠실구장에서 두 경기가 다 열린다.

초단기전인 만큼 선발투수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외국인 투수 없이 이번 시리즈를 치르게 됐다. 두산은 로켓과 미란다가 모두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키움은 브리검이 시즌 도중 가정사로 귀국했고, 에이스 요키시는 정규시즌 최종전이었던 10월 30일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 등판했기 때문에 와일드카드 결정전 엔트리에서는 빠졌다.

   
▲ 사진=두산 베어스, 키움 히어로즈


1차전에서 승부를 끝내고 싶은 두산, 2차전으로 끌고가야 하는 키움은 각각 4년차 22살 동갑내기인 곽빈과 안우진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둘은 2008 신인 드래프트에서 두산, 키움의 1차 지명을 받은 유망주 출신이다. 기대를 많이 받은 투수들답게 팀의 올해 포스트시즌 첫 경기 선발을 맡을 정도로 성장했다.

곽빈은 올 시즌 21경기(98⅔이닝) 등판해 4승 7패 평균자책점 4.10을 기록했다. 내세울 만한 시즌 성적은 아니며 가을야구 경험이 없다는 약점도 있다. 그럼에도 김태형 감독이 1차전 선발로 곽빈을 낙점한 것은 9~10월 10경기에서 49이닝을 던지며 3승 2패 평균자책점 3.31로 페이스가 좋았기 때문이다.

안우진은 올 시즌 21경기(107⅔이닝)에 등판해 8승 8패 평균자책점 3.26을 기록했다. 숙소를 이탈해 음주파문을 일으켜 물의를 빚고 출장정지 징계까지 받았지만 강속구 위주의 구위는 여전하다. 두산을 상대로 2경기(12⅔이닝) 등판해 승리 없이 1패만 안았으나 평균자책점은 2.84로 좋은 편이었다. 벌써 네 번째 가을야구를 겪으며 포스트시즌 통산 14경기(22⅔이닝) 등판해 4승 2홀드 평균자책점 2.38으로 빼어난 활약을 한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2018년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 당시 안우진과 곽빈은 서울권에서 넘버 1, 2로 꼽힌 최대어 투수였다. 서울권 1차지명 첫번째 지명권을 갖고 있던 넥센(현 키움)이 안우진을 선택해 6억원의 고액 계약금을 안겼다. 두번째 1차지명권을 행사한 두산의 선택은 곽빈이었다. 곽빈의 계약금은 3억원으로 안우진보다 적었지만 전체적인 1차지명 신인들 계약금치고는 많은 편으로 역시 기대치가 높았다.

프로 입단 후 행보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안우진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꾸준히 커리어를 쌓은 반면 곽빈은 신인 때 먼저 1군 데뷔했으나 한 시즌만 뛴 후 팔꿈치 수술을 받아 2년 이상 공백기를 거쳤다.

곽빈이든 안우진이든 오래 마운드에서 버티며 상대 타선을 제압해야 팀 승리 가능성이 높아진다. 단기전의 속성상 선발이 흔들리거나 무너지면 정규시즌 때와는 달리 일찍 불펜이 가동될 수 있다. 숙명처럼 올해 포스트시즌 첫 경기에서 선발 격돌하게 된 곽빈과 안우진, 둘 중 누가 웃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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