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 뉴스팀] 정치권에서 최저임금 인상 요구가 거세지는 가운데 국내 최저임금 수준은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 중위권에 속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9일 노사정위원회의 임금보고서와 한국경영자총협회 분석에 따르면 2013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연간 환산 최저임금액은 1만2038달러로 세계경제협력기구(OECD) 25개 회원국 가운데 14위다.
호주가 1위로 3만839달러이며 프랑스가 2만2788달러로 7위를, 영국이 2만226달러로 9위, 일본이 1만6043달러로 10위, 미국이 1만5080달러로 11위를 차지해 한국보다 순위가 높았다. 그러나 스페인(1만1995달러, 15위), 터키(6만304달러, 18위), 멕시코(1285달러, 25위) 등은 한국보다 낮다.
구매력평가 기준으로 환산한 우리나라의 연간 최저임금액도 1만4576달러로 OECD 국가 중 10위에 있어 중간보다 높은 위치에 자리잡고 있다. 오히려 미국(1만5080달러, 11위)과 일본(1만5034달러, 12위)이 한국보다 낮았다.
특히 영국, 프랑스 등 우리나라보다 최저임금 수준이 높은 국가들이 대부분 상여금, 숙박비 등을 최저임금에 포함시키는 반면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한국의 최저임금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올해 한국의 최저임금은 시급으로 따지면 전년보다 7.1%(370원) 오른 5580원이다. 8시간을 기준으로 한 일급으로는 4만4640원, 월급으로는 116만6220원, 연간으로는 1399만4640원이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에 대비한 최저임금(시장환율 기준)은 OECD 회원국과 주요 신흥경제국 26개국 중 12위 수준이다. 한국 100.0을 기준으로 베트남(180.2), 독일(155.3), 프랑스(143.9), 인도네시아(135.1), 영국(129.2), 중국(113.9)은 한국보다 높고 터키(99.9), 호주(91.6), 일본(71.6), 미국(63.7)은 우리보다 낮다.
최저임금의 상대적 수준도 사실상 낮지 않은 편에 속한다. OECD는 2013년 우리나라의 시간당 중위수 임금총액 대비 최저임금 수준은 43.3%로 비교대상 25개국 중 18위라고 발표했다. 터키(69.4%), 프랑스(61.3%), 영국(46.9%)보다는 낮지만 일본(39.0%), 미국(37.4%)보다는 높다.
노동연구원의 임금실태분석 보고서를 보면 2013년 6∼8월을 기준으로 시간당 중위수 임금총액 대비 최저임금의 상대적 수준은 49.7%로 노동계가 요구하고 있는 50%에 근접한 수준이다.
그러나 노동계는 외국과의 비교보다는 국내 기업소득과 가계소득 간 불균형과 함께 최저임금이 표준 생계비도 충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최저임금의 현실화를 주장하고 있다.
노동계는 특히 생계비에 턱없이 못 미치는 임금 상승을 위해서는 먼저 최저생계비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노총이 파악한 법정 최저임금은 OECD 27개 회원국 중 20위, 시간당 실질최저임금도 5.2달러로 비교 가능한 회원국 중 15위로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한국노총은 "경총이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올해 임금인상률 1.6%는 물가상승률 1.3%를 감안하면 거의 동결에 가까운 안"이라며 "임금인상에 따라 소비가 늘어나지 않으면 기업소득 역시 하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