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를 존경이 아닌 감시의 대상으로 보는 김영란법
부정부패 척결 입법취지에 맞게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해야
[미디어펜=김규태기자] 언론인과 사립학교 임직원들에게까지 적용범위가 확대돼 ‘과잉입법’이란 논란이 일었던 ‘김영란법’이 지난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공직자의 부정 부패, 청탁 및 금품 수수 등을 금지하기 위한 입법 취지로 시작했던 김영란법은 언론인·사립교원 등 일부 민간 영여까지 법 적용대상에 포함시킴으로써 과잉입법이라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김영란법을 통과시킨 19대 국회가 오히려 김영란법을 검토하면서 공직자의 법 적용 가족 대상을 배우자 한명으로 축소하는 등, 국회의원들이 자신과 관련된 내용을 김영란법에서 제외해 꼼수입법이라는 비판까지 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국회의원들은 김영란법 통과 후 1년이었던 시행시기를 1년6개월로 변경했다. 이로 인해 본인들의 19대 국회에는 적용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이 또한 국회의원들이 자신들만을 위한 고무줄 법안을 제정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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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란법을 통과시킨 19대 국회. 김영란법은 사회 각계각층으로부터 과잉입법, 졸속입법에 이어 꼼수입법, 고무줄 법안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러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에 대하여 한국유치원총연합회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는 성명서를 통해, 김영란법의 제정 취지에는 공감하나 사립유치원을 포함한 사립학교 교직원이 부정 부패 척결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전제에는 유감을 표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는 성명서에서 존경의 대상이 아닌 부정의 대상으로 전락한 교육계의 현실을 지적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는 “교육 분야에 종사하는 교원, 특히 사립 교원은 정치적으로 중립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국회의 정치적 판단에 의해 부정 부패 척결을 위한 감시 대상으로 보는 것은 국가미래를 위해 전혀 도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는 사립학교는 법적으로 공공기관이 아니며,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도 인정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의 김영란법 제정 관련 성명서 전문은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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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제정 관련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입장 -
(사)한국유치원총연합회는 사립유치원을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국가를 대신해 110년 넘게 유아교육을 묵묵히 담당해오고 있다.
지난 3월 3일 국회에서 통과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김영란법’)’에 대해 한국유치원총연합회는 공직사회에 대한 부정부패 척결이라는 법 제정 취지에는 공감하나, 사립유치원을 포함한 사립학교 교직원이 부정·부패 척결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에는 유아교육계를 대표하여 심히 유감을 표시하며, 존경의 대상이 아닌 부정의 대상으로 전락한 교육계의 현실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
국·공립학교의 교직원이 대상이기 때문에 형평성에 의거 사립학교 교직원을 포함시켰다면 왜 국민의 세금을 공·사립유치원 교사에게 형평성 있게 지원하지 않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교육과 교원은 정치적으로 중립이어야 함에도 정치적 판단에 의해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감시의 대상으로 보는 것은 법적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국가미래를 위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립학교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공공기관’이 아니다.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도, 국가공무원법·지방공무원법에 따른 공무원이 아님에도 법령에 기하여 공무에 종사한다는 이유로 공무원 의제규정이 없는 사인(私人)을 ‘공무원’에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처벌의 필요성만을 지나치게 강조하여 범죄와 형벌에 대한 규정이 없음에도 구성요건을 확대한 것으로서 죄형법정주의와 조화될 수 없다고 보았다(헌재 2012. 12. 27. 2011헌바117).
민간영역인 사립학교를 포함시킨 것이 명백히 잘못됐다는 점을 확인시켜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다.
그동안 한국유치원총연합회는 정부의 유아교육정책에 적극 협력하며 좀 더 나은 유아교육 환경을 위해 노력하여 왔으며, 2013년 ‘사립유치원 윤리강령’을 제정하여 사회적·도덕적 규범으로 삼아 국민이 바라는 진정한 유아교육기관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
김영란법은 입법과정에서도 사립학교 등 민간영역에 대한 지나친 제한으로 위헌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음으로 대통령은 법조계와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존중하고, 김영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여 국회에서 재논의 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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