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두산 베어스가 준플레이오프 첫 판에서 잠실 라이벌 LG 트윈스를 눌렀다. 4일 열린 1차전에서 두산이 5-1로 이겼다. 

두산이 투타 조화로 LG를 압도하며 일궈낸 승리였다. 선발 최원준이 5이닝 무실점 역투하고 불펜진도 연이어 호투했다. 3회초 선제 적시타를 친 정수빈(2안타 1타점)을 비롯해 허경민(3안타 1타점), 박세혁(2안타 1타점) 등이 멀티히트를 기록하는 등 타선도 고루 터졌다.

   
▲ 사진=두산 베어스


두산 타선에서 특히 주목받은 한 선수가 있었다. 바로 지난해까지 LG에서 뛰었던 양석환이었다. 양석환은 올 시즌 앞두고 2대2 트레이드를 통해 이웃집 두산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양석환과 투수 남호가 두산으로 옮기고, 투수 함덕주와 채지선이 LG로 갔다.

양석환은 "내가 이 정도로 (LG에서) 신임을 못 얻었나 싶었다"는 말로 자신을 트레이드시킨 LG에 대한 서운함을 드러낸 바 있다.

트레이드는 양석환을 절치부심하게 만들었다. 올 시즌 타율 0.273에 28홈런을 날리며 두산의 거포 중심타자로 자리잡았다. 2018시즌 22홈런을 날렸던 LG 시절의 커리어 하이를 넘어섰다.

운명처럼 양석환의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에서 LG를 만났다. 함덕주가 부상으로 시즌 아웃돼 이번 준플레이오프는 '양석환 시리즈'가 돼버렸다.

1차전에서 양석환은 4번째 타석까지 제 몫을 못했다. 1루 땅볼, 우익수 뜬공, 투수 땅볼, 삼진으로 물러났다.

두산이 4-1로 앞선 9회초 2사 후 양석환이 다섯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마지막 타자가 될 수 있었으나 양석환은 LG 6번째 투수 백승현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중간으로 향하는 2루타를 때려냈다. 2루 베이스에 안착한 양석환은 누구보다 더 기쁨을 표현했다.

이어진 허경민의 중전 적시타 때 양석환은 홈을 밟으며 쐐기점을 올렸다. 홈을 밟은 후 양석환은 자신의 유니폼 가슴에 새겨진 '두산 베어스' 로고를 가리켰다. 자신을 지켜보고있는 LG 선수단과 팬들에게 '나는 두산맨'이고 우리가 이겼다는 사실을 과시했다.

무기력하게 1차전을 패한 LG를 두 배 더 속쓰리게 만든, 1년 전 동료 양석환의 두산맨 인증 퍼포먼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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