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서우 기자] 국내 유통업계 양대 산맥 롯데와 신세계가 헬스 앤드 뷰티(H&B) 스토어 시장에서는 고전하고 있다. 당분간 CJ올리브영 독주 체제가 이어질 전망이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현재 67개인 롭스 가두점(로드숍)을 모두 없애기로 했다. 2013년 롭스 1호점인 홍대점 문을 연 후 9년 만이다.
롯데는 롭스의 브랜드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이례적으로 그룹 계열 백화점이나 쇼핑몰 입점이 아닌 가두점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한때 100호점까지 롭스 점포를 늘렸지만, 시장 1위인 CJ 올리브영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
|
▲ 올해 초 롯데 롭스가 폐점한 자리에는 현재 CJ 올리브영이 영업을 하고 있다./사진=이서우 기자 |
실적부진에 시달리자 롭스는 매장 수를 줄여왔다. 강남점의 경우 2019년 ‘리프레쉬 스토어’란 콘셉트를 적용하고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지만, 올리브영으로 간판이 교체되기도 했다.
결국 롭스는 지난해 롯데쇼핑 내 마트 사업부로 흡수됐다. 롯데쇼핑은 롭스 가두점 폐점이 ‘사업 철수’가 아닌 ‘출점전략 변경’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롯데마트 내 숍인숍 형태인 ‘롭스 플러스’를 내년에 26개까지 늘릴 계획”이라며 “롭스와 마트의 추가적인 시너지 방안을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도 H&B시장에서 쓴 맛을 봤다. 신세계그룹 계열 이마트는 2012년 ‘분스’란 이름으로 H&B 스토어를 냈다가 4년 여 만에 접었다. 2016년 영국 브랜드 ‘부츠(Boots)’를 들여오면서 재차 시장을 두드렸지만, 올리브영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지난해 철수했다.
신세계백화점이 운영하는 화장품 편집매장 ‘시코르’가 남아있지만, 국내 매장 수 30개에 불과해 성장 단계다.
GS리테일의 ‘랄라블라(옛 왓슨스)’, 농심 ‘판도라’. 삼양사 ‘어바웃미’도 명맥을 유지하는 수준이다.
국내 H&B 시장은 CJ그룹이 1999년 올리브영 1호점을 내면서 급물살을 탔다. 올리브영 국내 매장 수는 지난해 기준 1259개다. 올해 들어서는 온라인몰 누적 거래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