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경우 결제, 발급 서비스까지 중단"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카드사 노동조합이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반대하며 총파업을 예고했다. 카드사 노조는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를 즉각 폐지하지 않는다면 대고객서비스 중단까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 사진=미디어펜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는 8일 오전 서울 정동 사무금융노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추진을 즉시 중단하고,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를 폐지하라"며 "금융당국과 정치권이 유의미한 대답을 내놓지 않으면 총파업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금융위원회와 정치권의 일방적인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으로 카드산업과 노동자들은 생존권을 위협받았다"며 "카드산업은 본업인 신용판매에서 매출이 발생할 때마다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기형적 구조로 변질됐다"고 설명했다.

카드사 노조는 오는 15일 금융위원회가 있는 서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약 300~500명의 노조원이 참여할 예정이며, 금융위가 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또 다시 인하하게 된다면 대표자 회의를 통해 총파업 여부와 그 수위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정종우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 의장은 "총파업 수위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고객서비스 중단 역시 배제할 수 없다"며 "최악의 경우엔 결제, 발급 서비스까지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가맹점 카드 수수료율 재산정은 2012년 이후 3년마다 이뤄지고 있다. 새로 산정한 적격비용을 기반으로 인하여력을 산정해 내년부터 변경된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이 적용되는 구조다. 

가맹점 수수료율은 2007년부터 2019년까지 12년간 단 한차례의 인상 없이 무려 13차례 인하돼왔다. 이에 2007년 4.5%에 달하던 일반 가맹점 카드 수수료율은 1.97~2.04%로 인하됐으며, 영세가맹점은 0.8% 수준이다.

그동안 카드사 영업점은 40%가 사라졌고, 카드모집인도 10만명에서 8500명으로 축소됐다.

업계 전문가는 수수료 인하만이 정답은 아니라고 노조 입장에 동의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은 현재 0%에 수렴하고 있어 더이상 인하 여력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현재 상황에서 또 한차례 인하를 하게 된다면 카드사들은 신용판매업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이 대선을 앞두고 표퓰리즘 형태로 카드사를 몰아부치면 안된다"며 "수수료율 추가 인하는 현재 상황에선 불가능한 요구"라고 강조했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