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기본소득' vs '공정경쟁'…'공공주도' 부동산 규제 강화 vs '민간주도' 규제 완화
대장동 게이트·양측 관련 수사·막말 논란·네거티브 공방·대통령 사면이 지지율 변수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내년 3월 9일 제20대 대통령 선거일까지 꼭 4개월이 남았다. 정권 유지냐 정권 교체냐, 대권 시계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해야 하는 공식적인 대선 후보 등록은 정확히 100일 남았다.

중앙선관위는 내년 2월 13일부터 14일까지 이틀간 후보 등록을 받고 2월 15일부터 곧장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한다. 2월 25일 선거인 명부가 확정되고 23일부터 28일까지는 재외 투표, 3월 4일부터 5일까지는 사전 투표가 진행된다.

제19대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제20대 대통령은 누가 될지 정치권의 모든 관심이 쏠려 있다.

여야 양당이 선출한 후보는 이재명 전 경기도 지사 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다. 둘다 국회 경험이 없는 '0선'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성남시장 및 경기도지사 등 선출직을 경험했다. 반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검사로서 공직의 길을 평생 걸어왔다.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의 맞대결을 놓고 관전포인트는 여러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MZ세대' 표심잡기다. 청년층 표심을 겨냥한 양 후보의 차이는 크다.

이 후보는 연 200만원의 청년기본소득, 대학생 등록금 부담 경감, 공교육 혁신을 약속했다. 대통령 임기 내에 공급할 기본주택 100만호 중 일부는 청년에게 우선 배정할 계획이다.

이에 윤 후보는 노조의 고용세습 차단, 친인척 고용 승계 차단, 대학입시 특혜입학 최소화, 정시 비율 확대, 월 50만원의 청년보장금 최대 8개월 지급 등으로 맞섰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좌측)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사진=미디어펜
두번째로는 기성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부동산 공약이다.

이 후보가 공공 주도로 임대주택을 대규모로 공급하고 부동산 개발수익을 환수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양측 입장은 규제 강화와 규제 완화로 갈려 있다.

이 후보는 구체적으로 보유세 실효세율을 기존 0.17%에서 1%까지 강화하는 국토보유세 신설, 공공 주도로 임기 내 250만 채 건설, 임대차 3법에 대한 보완은 하지 않는 등 '공공 주도'에 방점을 찍었다.

반면 윤 후보는 1주택자 재산세 완화, 종합부동산세 전면 재검토, 다주택자 양도소득세율 완화, 민간 주도로 임기 내 250만 채 건설, 재개발 재건축 규제 완화, 임대기간 종전 2년으로 환원, 전세보증금 올리지 않은 임대인에게 인센티브 부여 등 '민간 친화적'인 기조다.

다만 실수요자들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주택담보대출과 관련해 이 후보는 금융지원 강화, 윤 후보는 생애 첫 주택구입자의 주택담보인정비율 80% 상향을 내세우고 있다.

이에 부동산 업계에서는 양측 공약 모두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셋째, 정부 개입 및 재정 역할에도 양측은 이견을 드러내고 있다.

이 후보는 정부 개입과 재정 확대가 필요하고, 분배를 통한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대로 윤 후보는 민간 자율성을 강화하면서 과도한 국가채무를 지양하고, 성장을 통해 분배를 추구해야 한다는 기조다.

이 후보는 경제공약으로 국토보유세 및 탄소세 신설, 연 100만원 기본소득, 무주택자에게 공공주택 100만호 임대 공급, 최대 1000만원 마이너스 통장 제공하는 기본대출, 불공정 거래에 징벌적 배상 책임 등을 내세웠다.

이에 맞선 윤 후보의 공약은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기업 성장 사다리 복원, 규제 혁파, 정부조직 개편, 맞춤형 청년지원, 민간 주도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 지원, 주 52시간제에 예외조항을 둬 자율적인 추가 근로 선택 등으로 요약된다.

특히 양측은 한국의 국가채무비율에 대한 시각이 다르다. 이 후보는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 낮다고 보고, 적극적인 확장 정책 등 대규모의 재정 투입을 공약의 전제로 깐다.

반대로 윤 후보는 국가채무를 확대하는 것을 '미래 약탈'이라고 규정하고, 포퓰리즘 공약 때문에 과도한 국가채무를 일으키는 재정 정책을 지양한다.

마지막 관전포인트는 양측의 지지율 추세를 바꿀 변수다.

정치권에서는 현 지지율 추세를 바꿀 변수로 '성남시 대장동 게이트', 양 후보에 대한 검찰·공수처의 수사 진행 상황, 막말 논란, 서로에 대한 네거티브 공방, 문재인 대통령의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꼽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에 대해 9일 본보의 취재에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다소 뒤지는 것으로 나왔지만 중요한건 정책 공약 대결에서 누가 우위를 점하느냐"라며 "이제 첫 발걸음이다. 아직 넉달이 남았다. 지지율은 이런저런 이벤트로 쉽게 요동칠 수 있다. 누가 안정적으로 자기 핵심지지층을 갖고 가느냐에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재명 후보는 공정한 성장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정권 유지가 아니라 정권 재창출, 개선과 보완, 진보의 정신을 구현하려는 것이다. 유권자에게 차차 먹혀들 것으로 본다"고 자신했다.

양측 모두 성장을 앞세웠다. 각론은 다르지만 총론은 동일한 셈이다. 어떤 공약으로 유권자들에게 다가갈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