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년제 중 이화여대 등 7개교 '여자대학' 명맥 유지, 덕성여대 '남녀공학' 검토
6개 여대 '정체성 유지vs변화 선택' 남학생 입학 허용 여부 관심 높아져
[미디어펜=류용환 기자] 덕성여대가 ‘남녀공학’ 전환을 검토 중인 것 가운데 타 여대들도 체제 변화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0일 대학가에 따르면 이달 초 이원복 석좌교수가 덕성여대 제10대 총장으로 취임하면서 임기 내 남학생 입학을 허용하는 남녀공학 전환을 검토 중이다.
덕성여대는 남학생 입학과 관련해 대학 구성원, 학생, 동문 등과 의견수렴을 진행할 계획이며 시간을 두고관련 사항을 논의할 방침이다.
남학생 입학을 덕성여대가 허용할 경우 학교 규정 변경에 따른 내용을 교육부에 보고하면 공식적으로 남녀공학 체제로 전환된다.
교육부 사립대학제도과 관계자는 “남녀공학으로 전환되는 부분은 정관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별도의 인가사항이 아니다. 보고제로 바뀌어서 보고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 4년제 여대는 덕성여대와 함께 광주·동덕·서울·성신·숙명·이화여대 등 7개 학교가 운영 중이다.
이화여대를 제외한 6개 학교는 석·박사 과정의 경우 전문교육 수요를 고려해 남학생 입학을 허용하고 있지만 학부는 여학생만 가능하다.
덕성여대의 남녀공학 전환 계획을 검토하는 것과 관련해 이들 여대는 창학 이념에 따라 앞으로도 여성 교육을 위한 정체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1970년대 세종대(전 수도여자사범대)·한성대(전 한성여대)가, 1990년대 들어 상명대(전 상명여대)·신라대(전 부산여대)가 남녀공학으로 개편됐다. 성심여대와 효성여대는 각각 가톨릭대, 대구가톨릭대로 통합되면서 남녀공학 체제로 전환된 바 있다.
현재 여대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이화여대는 국회 의석 수의 남녀 인원이 동등할 경우 남성의 입학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고 성신·숙명·동덕·광주여대는 남녀공학 전환을 계획하지 않고 있다.
서울여대 관계자는 “남녀공학 전환에 대해 논의한 적도 없고 앞으로도 이에 대한 검토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광주여대는 남녀공학 전환을 잠시 논의한 적 있지만 지역 내 유일 여대로서 현재 학칙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광주여대 관계자는 “10여년 전 잠깐 구성원 간 남녀공학 전환에 대한 의견이 있었다. 당시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현재 안정화되면서 내부 구성원의 남학생 입학에 대한 논의는 없다”고 설명했다.
성신여대는 2010년 교명을 ‘성신대학교’로 전환할 계획을 논의하면서 남녀공학 개편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당시 교명 변경 논의가 ‘남학생 입학 허용’이라고 잘못 알려지면서 성신여대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다만 성신여대는 영문 명칭 ‘Sungshin Women's University’에 ‘Women's’가 포함된 것이 일부 국가에서 ‘종합대학’이라고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는 의견에 ‘Sungshin University’와 병행하며 여대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