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030 청년층 표심 잡기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투자 열풍이 불고있는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유예'를 공약했다. 이 후보가 청년층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현 정부와 차별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여야정이 합의한 사항을 뒤집는 주장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이 후보는 지난 11일 오전 국회에서 가상자산·블록체인 분야 스타트업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가상자산 과세는 지금 주식양도세 시스템과 마찬가지로 1년 유예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어차피 법령이 개정된 마당에 250만 원부터 과세하는 게 과연 타당한지에 대한 문제도 있고 당과 고민해서 억울하단 생각들지 않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청년들이 위험하니 가상자산을 막아야 한다고 하는데 저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가상자산을 해서는 안될 일로 치부하니까 조세제도로 불이익 주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발표한 가산자산 관련 공약에서도 가상 자산의 과세 시점을 2023년으로 1년 유예하고, 현행 250만원 수준인 양도차익 공제 한도도 대폭 상향하겠다고 공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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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후보와 송영길 상임선대위원장이 2021.11.12.(금) 국회 본청 앞에서 진행한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출발 국민보고회에 참석하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
그는 “납세자인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납세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며 “준비 없이 급하게 추진된 과세는 정당성을 얻기 어렵고 조세저항과 현장 혼란을 불러오게 된다"고 과세 유예를 거듭 주장했다.
민주당도 가상자산 과세를 1년 유예 해야 한다는데 이 후보의 주장에 힘을 보탰다. 12일 윤호중 원내대표는 "납세 인프라의 준비 정도를 파악해본 결과 내년 1월 1일 시점에 가상자산에 대한 평가금액이나 이런 것들이 전부 파악돼야 하는데 이 부분에 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금융당국의 준비 정도가 조금 불안한 측면이 있다"며 "그렇다면 1년 유예해서 증권거래 등 금융투자 소득에 대해서 과세 제도가 근본적으로 바뀌는 게 2023년부터인데 그 시점에 맞추는 것이 좋겠다는 제안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 인사들과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가상자산 과세 유예에 대해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홍 부총리는 “여야가 합의했는데 유예를 강요하는 것은 정책 일관성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 후보와 민주당의 주장대로라면 내년 1월부터 가상자산에 소득세를 부과하기로 한 여야정 합의를 뒤집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지난 9월 30일 여야가 ‘2022년 과세’에 합의했지만 민주당이 두 달도 되지 않아 다른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후보 선출 뒤 민주당은 전 국민 방역지원금 지급을 위해 '납세 유예'를 추진하며 정부와 마찰을 빚고 있고, 이에 더해 가상자산 ‘과세 유예’ 카드까지 꺼내들면서 정부와 계속 엇박자를 내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가상자산 간담회에서 “경제정책을 집행하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 내용과 지향에 대해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그런 실망감을 많이 가지고 있을 것”이라며 “반성적인 성찰을 포함해 이재명이 후보가 된 민주당은 과거와 확연히 다를 것”이라며 현 정부와 거리두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후보와 민주당은 아직 준비가 덜 됐다며 가상자산 과세를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내면에는 가상 자산의 주요 투자자로 꼽히는 2030세대의 마음을 얻어 취약한 청년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후보가 자신의 '취약' 지지층인 2030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정부와 합의된 사항을 뒤집는 등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정책 일관성을 훼손할뿐만 아니라 지지율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장성철 대구카톨릭대 특임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재명 후보가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 한다고 해서 국민들이 정권교체라고 생각하지 않을 뿐더러 지지율에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장 교수는 "현 정부와의 섣부른 차별화로 민주당 지지층마저 등을 돌릴 가능성도 있다"며 "후보 개인기로 낮은 지지율을 극복을 해야지 정권과 대립하는 전략을 편다면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의 표심 이탈을 불러와 이 후보 지지율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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