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진의 기자]'천도론'으로 전국에서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세종시 아파트 값이 올해는 각종 호재에도 하락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광역교통망 등 철옹성 호재가 많지만 16주째 '뚝뚝' 떨어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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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시 새롬동 아파트 전경. 기사와 사진은 무관함. /사진=미디어펜 |
1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11월 첫째 주까지 세종시의 아파트 값 누적 상승률은 1.93%로, 전국 17개 광역 시·도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누적 상승률(39.91%)의 20분의 1 수준이다.
세종은 지난해 아파트값 상승률이 무려 44.93%(부동산원 통계 기준)에 달해 전국 최고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여당을 중심으로 행정수도를 세종시로 이전해야 한다는 논의가 속도를 내자 투기 수요가 유입되면서 아파트값이 급등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세종은 올해 들어 아파트값 오름폭이 둔화하기 시작하더니 5월 셋째 주부터는 하락하면서 분위기가 바꼈다. 이후 지난 7월 첫째 주와 셋째 주에 각각 0.01%, 0.05% 소폭 상승하기도 했으나 7월 넷째 주부터 16주째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지난 9월 말 세종시에 국회의사당 분원을 설치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한 뒤에도 세종 아파트 값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오히려 이달 첫째 주 세종 아파트 값은 0.1% 떨어져 하락 폭이 전주(-0.01%)의 10배로 커졌다.
부동산원은 "신규 입주 물량과 추가 공공택지 개발 부담 등으로 가격이 하락하고 관망세가 짙어진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세종 아파트 입주 물량은 지난해 5655가구에서 올해 7668가구로 증가했다. 이달에는 집현동에서만 2374가구가 입주하는데 이는 세종시의 올해 월간 최다 물량이다.
이같이 물량이 증가하면서 가격은 자연스럽게 떨어지고 있다. 집현동과 인접한 반곡동의 수루배마을6단지 전용면적 59㎡는 지난 3일 5억5000만원(4층)에 거래가 성사됐다.
해당 단지 같은 면적은 올해 2월 26일만 하더라도 6억2500만원(3층)에 매매됐지만 3월 5일 5억9000만원(9층)으로 5억원대로 떨어졌고, 이어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지난달 2일에는 5억6500만원(5층)까지 하락했는데 이달 들어 가격이 더 하락한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지난 8월 말 '2·4 대책'의 후속 조치로 연기면에 6000가구, 조치원읍에 7000가구 규모의 신규 공공택지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해 세종시 아파트 값 하락세는 당분간 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종시는 상대적으로 외지인 거래가 많은 지역인데다 오는 22일 종합부동산세 고지서도 발송될 예정이어서 급격한 세 부담 증가에 따른 매수 심리 위축으로 매물 출회와 가격 약세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천도론'으로 인해 투자유입이 많았지만, 사실상 백지화되면서 투자유입이 빠지고, 결국 정부의 헛된 정책으로 인해 부동산 역효과마나 야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세종은 국회의사당 이전과 광역 교통망 호재 등을 품고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가격이 다시 회복될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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