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경선에서 경쟁했던 홍준표·유승민·원희룡 후보와 ‘깐부’ 구성에 애를 먹고 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만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합류 의사를 내비쳤을 뿐,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은 ‘마이 웨이’ 중이다.
윤 후보는 지난 16일 원 전 지사와 조찬 회동을 가졌다. 지난 5일 전당대회 이후 경선 상대와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 윤 후보는 원 전 지사에게 선대위 인선 계획을 전하며 합류를 요청했고, 원 전 지사 역시 긍정적으로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원 전 지사와 함께 대선을 치르기로 했기 때문에 전반적인 이야기를 좀 했다"며 "(선대위 인선에 대해) 제가 갖고 있는 생각을 이야기했고, 원 전 지사도 어떤 식으로 함께 갈지 고민해보겠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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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월 31일 오후 서울시 여의도에 위치한 KBS본관에서 원희룡, 윤석열, 유승민, 홍준표 4명의 20대 대통령 선거 경선 후보자들의 합동토론회가 열리고 있다./사진=국민의힘 제공 |
문제는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이다. 원 전 지사 역시 윤 후보에게 ‘원팀’을 위한 노력을 더 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쉽지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
윤 후보 역시 ‘(다른) 후보들을 만날 계획이 없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조만간에 찾아뵐 생각"이라면서도 "저는 만나고 싶은데, (두 사람에게) 불편을 드릴 것 같아 댁으로 찾아뵙거나 하지는 못했다"고 답했다. 회동이 미뤄지는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는 것은 아니다라는 의미다.
우선 홍 의원은 온라인플랫폼 ‘청년의꿈’을 지난 14일 공개하고 독자 행보를 진행 중이다. 공개 이틀 만에 게시글 2만개를 넘어서면서 인기를 끌고 있는 ‘청년의꿈’에서는 홍 의원의 대선 출마 등 향후 정치 행보를 묻는 질문이 적지 않다.
특히 홍 의원은 ‘2027 대선 출마 의향이 있나’라는 질문에 “검토하겠다”고 답하면서 차차기 대선 출마를 시사했다. 또 이번 대선을 '비리·부패 대선'으로 규정하는 등 윤 후보에 대한 견제를 이어가면서 홍 의원의 독자 여론몰이 행보가 지속될 경우 차기 대선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 홍 의원은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모두 힘 합쳐서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데는 동의하지만 저는 지난 경선흥행으로 이미 제 역할은 다 했다고 거듭 말씀드린다"며 "평당원으로 백의종군 하기로 했으니 더이상 논쟁은 없었으면 한다. 청년의꿈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경선 당일 "'당원의 본분'으로 돌아가 대선 승리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유 전 의원 역시 홍 의원과 마찬가지로 본선에서의 역할에 사실상 선을 그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유 전 의원 측 관계자는 ‘미디어펜’과 통화에서 “현재 경선 기간 함께 해준 인사들을 삼삼오오 만나면서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에서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짧은 한마디만 남겼다.
후보 선출 열흘이 넘도록 회동 일정이 잡히지 않자, 경선 기간 '앙금'이 남아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당내에선 아무리 늦어도 이달 안에 '원팀 회동'을 성사시키기 위해 윤 후보가 조금 더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원내 한 관계자는 “경선 기간 앙금이 하루이틀 사이에 눈 녹듯이 녹아내릴 수 없지 않겠느냐”면서 “결국은 윤 후보가 풀어야 한다. 좀 더 적극적인 ‘액션’으로 경쟁 상대들을 끌어안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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