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특별검사 수용 의사를 밝히며 새 국면을 맞았지만, 특검이 출범하더라도 실효성 있을지에 대해 법조계는 회의적인 시각이 크다.
최근 어떤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일명 '대장동 특검'을 해야 한다는 여론은 50%에서 60%대를 오간다. 특검이 필요 없다는 여론은 30% 초반대를 넘지 않아 국민 다수는 대장동 특검을 기대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각론을 놓고 여야간 펼쳐지는 공방을 보면, 특검이 출범하더라도 제때에 맞춰 수사를 철저히 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힘든 실정이다.
특검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및 검찰청 소속의 기존 검사가 아니라 외부 변호사를 '특별검사'로 임명해 독립적으로 해당 사건의 전면적인 수사와 기소, 공소 유지를 맡기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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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10월 12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소환 조사를 마치고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지방청에 근무하는 한 현직 부장검사는 17일 본보 취재에 "문제는 여야간 선전포고나 다름 없는 비판적인 언사만 오가고 실질적인 액션이 없다는 것"이라며 "최소한 여야 원내대표간 협의를 속히 열어 특검에 대한 각론을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검 임명에는 시일이 걸린다"며 "국회 내에서의 후보 심사와 임명 절차, 대통령 승인까지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현재로선 내년 3월 초 대통령 선거일까지 시일이 촉박하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수사기간이 최소한 두달 이상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11월 중순을 넘긴 이상 3월 초까지는 100일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며 "현실적으로 특검이 올해 내에 발족하더라도 의미있는 수사 성과를 3월까지 내기는 힘들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현직 검사는 이날 본보 취재에 "또다른 변수는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라며 "서울중앙지검 담당 수사팀이 '배임 윗선' 논란을 야기할 정도로 부실수사로 일관한다는 평가가 대세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선 일정을 고려하면 의미있는 수사 결과를 내기 더 힘든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 남은 변수는 국회, 특히 180석을 거머쥐고 있는 민주당의 선택"이라며 "이대로 가다가는 중도층은 물론이고 대장동 특검에 대한 여론을 잠재우기 힘들다. 특검을 수용하겠지만 시간을 끄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한 점을 고려하면 내년 3월까지 특검이 제대로 된 수사 결과를 발표하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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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10월 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후 호송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국민의힘이 최근 제출한 특검 법률안에 따르면, 특검은 임명일로부터 준비기간 20일, 수사기간 70일 등 90일에 걸쳐 활동한다. 한 차례 더 연장해 30일 추가로 수사에 임할 수 있다. 최장 120일이다.
국회에서 대치하고 있는 여야간 공방을 고려하면, 특검은 아무리 빨라도 12월 중순에나 발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 하더라도 수사 결론을 내리기는 빨라야 내년 4월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법조계가 비관적으로 관측하는 가운데, 실질적인 결정권을 쥐고 있는 집권여당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대장동 특검 이슈가 자당 대선 후보의 발목을 끝까지 잡을지도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