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17일 천안함 폭침과 관련해 국가를 위해 희생된 장병들을 어떻게 기억하고 그 사건을 어떻게 기억하느냐에 달려있는데 이 정부의 태도는 이해가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후보는 이날 국민의힘 당사에서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과 이성우 유족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제가 평소에 잘 챙겨드리지 못해서 죄송하다. 국격이라는 것은 그 국가가 어떤 역사와 사람을 기억하느냐에 달려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북한 피격에 의한 것이라는 게 과학적으로 검증됐고 여러 상황을 종합하면 그럴 수 밖에 없다"며 "그런데 의혹을 제기하면서 우리 천안함 장병과 유족들의 마음을 많이 아프게 한 건 참으로 큰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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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 고 이상희 하사의 부친인 이성우 천안함 유족회장과 면담하고 있다.2021.11.17./사진=윤석열 선거 캠프 제공 |
최 전 함장은 "오늘 저희가 온 건 윤 후보님을 지지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 대선후보시니 천안함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듣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고 윤 후보는 "여러 차례 말했지만 천안함은 북한에 의한 피격사건이고 우리 장병들이 북한의 도발로 희생된 사건이다. 우리나라 대부분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최 전 함장은 “현실은 나라를 지키던 군인들이 희생되거나 살아돌아오니 조롱거리가 되고 거짓말쟁이가 됐다. 국가가 지켜줘야 하는데 11년을 이렇게 만들었다”면서 “천안함을 믿으면 보수고 안 믿으면 진보라는 말도 있을 정도로 국론이 분열됐는데 나중에 집권하시면 이런 상황이 계속되지 않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윤 후보는 "국가를 지키기 위해 희생 장병이 됐는데 이 사건은 정치영역으로 들어올 일이 아니다"며 "국민 모두의 일이고 나라의 일이지 정치진영으로 들어올 일이 아니고 정치에 활용해선 안된다. 이걸로 논쟁하고 진영을 결집한다면 국격 자체가 완전히 망가진다"고 답했다.
이성우 천안함 유족회장도 “문재인 대통령을 만날 자리가 여러 차례가 있었고 항상 저희가 천안함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표명해달라고 했다”며 “북한의 소행이란 한마디만 해주셨어도 논란의 여지는 없었을 텐데 공식 석상에선 안 하셨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정치하시는 분들이나 국방장관 청문회를 보면 항상 누구의 소행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묻고 답하는 게 정쟁의 대상이 됐다"면서 "국방장관이란 분들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잘라서 명확하게 말하는 분들이 없더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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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 고 이상희 하사의 부친인 이성우 천안함 유족회장과 면담을 가졌다. 사진은 면담 후 최원일 전 함장이 윤 후보의 가슴에 달아준 천안함 뱃지..2021.11.17./사진=윤석열 선거 캠프 제공 |
이와 함께 윤 후보는 면담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저의 입장은 분명하다. 천안함 사건은 북한의 폭침에 의해 우리 해군 용사들이 희생된 사건이다. 더 보탤 것도 없고 줄일 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가의 품격은 과연 국가가 어떠한 삶을 기리고, 어떠한 역사를 기억하는가로 결정된다”면서 “그런 점에서 천안함 사건을 어떻게 기억하고, 천안함 희생자들을 어떻게 기리는 가는 대한민국의 품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끝내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발언을 하지 않았다. 잠수함 충돌설 같은 허무맹랑한 괴담 유포에 방송심의위원회는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한다”며 “이는 국가가 스스로를 부정하고 자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윤 후보는 “국가가 국민을 내 편, 네편으로 갈라 분열로 몰아가는 일”이라며 “저는 국가를 위해 봉사하다가 희생된 분들을 제대로 기리는 일조차 정쟁의 대상으로 삼으면서 숭고한 희생을 외면하는 이러한 상황을 개탄한다. 나라가 이래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군 용사들의 희생을 생각하는 저의 말은 얼마든지 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천안함 사건으로 숨져 간 천안함 희생 용사들의 고귀한 희생은 결코 우리 기억 속에서, 대한민국 역사에서 사라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천안함 전우들과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선열들, 그리고 그 후손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고 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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