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은영 기자] 금융 소비자들의 신뢰를 먹고 사는 은행일수록 평판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특히 조그만 소문에도 주가가 요동치는 주식시장에서는 은행권의 악재가 다른 업종에 비해 더욱 크게 작용하고 있다.

   
▲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은행권 주가는 실적 이외에서 지배구조 등의 외적인 요소에 영향을 받는다. 외적 요소가 해소된 은행들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지만 미제로 남았다면 미래의 불안으로 부정적 평가를 받을 수 있다./사진=KB국민은행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같은 은행업종 종목이라도 각종 이슈에 따라 증권사의 목표주가가 엇갈리고 있다. 최근 3개월간 증권사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하나금융지주, 외환은행 등은 목표주가가 내려갔다. 반면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목표주가가 상승했다.

사외이사 명단 공개로 시장을 떠들썩하게 한 우리은행은 각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3000~4000원 정도 내려잡았다. 지난달 이트레이드증권은 기존 1만4000원에서 1만1000으로, 신한금융투자는 1만7000원에서 1만3000원으로 떨어뜨렸다. KB투자증권도 우리은행의 목표주가를 1만8700원에서 1만4000원으로 지난 1월 떨어뜨린 후 이후 유지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5000원 내린 1만2000원으로 설정했다. 

이 같은 우리은행의 목표주가 하향은 매각이 여러 번 무산된 데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은 지난해말 유효경쟁 성립하지 않아 경영권 매각이 무산됐다. 소수지분 매각도 5.94%(콜옵션 포함하면 8.9%)만이 낙찰 됐다.

미래에셋증권은 "과거 어느때 보다 민영화, 특히 경영매각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높았지만 무산되면서 지배구조, 경영 효율성 개선 통한 주주가치 증대 가능성이 소멸된 점이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에 대한 증권가의 평가도 매섭다. 최근 KB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5만원에서 4만3000원으로 내렸고 NH투자증권은 기존 4만6000원에서 4만30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NH투자증권은 "하나금융지주의 4분기 영업이익과 지배주주 순이익이 각각 919억원, 513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밑돈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와 더불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과정이 지연되면서 부진한 흐름을 기록하고 있다. 심지어 11일 하나금융지주가 장 중 신저가로 추락하기도 했다.

이에 비해 목표주가 상승하거나 유지된 은행종목도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KB금융지주에 대해 LIG손해보험 인수로 시너지 창출에 대한 기대감에 최근 목표주가를 기존 4만6000원에서 4만8500원으로 올렸다. 신임 회장 취임 이후 기업 문화 변화 등이 보이면서 기업가치 제가 가능성이 높이진다는 평가에 교보증권도 기존보다 11% 올린 4만9000원의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신한지주에 대해 NH투자증권은 계절적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고 1분기 순익은 순이자마진의 추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5000억원 후반대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목표주가 5만6000원을 유지했다.

이와 관련해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가는 투자 심리가 반영되어 나타는 것"이라며 "실적외에도 그 기업을 바라보는 시선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