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진의 기자] 정부가 지난해 전세시장 안정화를 위해 마련한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11·19 전세대책)'이 1년을 맞았다. 정부는 공공 전세 물량을 단기간에 확보해 전세시장을 진정시키려 했지만, 시장은 아직까지 불안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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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
1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11·19 전세대책을 통해 올해 7만5100가구의 전세형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자신했다. 서울에만 1만9600가구, 수도권에 총 4만2800가구 공급이 목표였다.
유형별로는 △공공임대 공실 활용 3만9100가구 △공공 전세주택 9000가구 △신축 매입약정 2만1000가구 △비주택 공실 리모델링 6000가구 등이다.
지난해 초부터 불안하게 움직이던 전·월세 시장이 작년 7월 말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등 '임대차 2법' 시행 이후 크게 흔들리자 공공임대주택을 단기간에 최대한 확보해 물량 부족 상황을 해결하겠다는 의지였다.
우선 공공임대 공실 활용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등이 월세 형태로 운영하던 공공임대주택 중 공실을 전세형으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공공 전세주택은 민간이 도심에 짓는 다세대·오피스텔을 공공이 사들여 전세로 내놓는 방식이고, 신축 매입약정은 공공이 민간에 건설자금 조달 등을 지원하면 민간은 전세용 주택을 건립해 공공에 매각하기로 약정하고 공급하는 형식이다. '호텔 전세'로 불리는 비주택 공실 리모델링은 손님이 끊긴 호텔이나 사무실 등을 개조해 전세 주택으로 내놓는 방식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까지 '11·19 대책'에서 제시한 올해 공급 목표의 81.2%(6만1000가구)를 달성했다.
공공임대 공실 활용을 통한 공급은 4만6000가구로, 목표치(3만9100가구)를 뛰어넘는 실적을 달성했다. 그러나 나머지 3개 유형을 통한 공급은 총 1만5000가구로, 목표의 수치에 턱 없이 부족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말까지 1개월 남짓 남은 상황에서 80% 이상 목표를 달성했다면 양호한 실적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시장과 전문가들의 평가는 대체로 냉혹하다. 이런 전세대책에도 그 사이 전셋값은 쉬지 않고 뛰었고, 전세 유통물량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등의 효과도 보이지 않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19 대책' 발표 이후 전국의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달까지 10.25% 뛰었다. 이는 직전 1년(2019년 11월∼2020년 10월) 상승률인 5.02%의 2배를 넘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6.72%, 수도권은 11.12% 상승해 각각 직전 1년(4.37%, 6.46%)의 1.5배, 1.7배 이상 상승했다.
전세난이 심각한 수도권 상황을 보면 작년 1∼7월 월간 0.15∼0.42% 사이에서 움직이던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임대차 2법 시행 후 치솟기 시작해 작년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0.54∼0.89%로 상승폭이 두드려졌다.
3기 신도시 등 공급계획이 담긴 '2·4 대책' 이후 3∼5월 0.51%, 0.37%, 0.36%로 전셋값 상승 폭은 둔화했으나 6월 0.55%로 다시 오름폭을 키우더니 7월 0.79%, 8월 0.84%, 9월 0.80%, 10월 0.75%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진정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난의 근본적인 원인은 공급량 부족에 있고, 이 또한 수요를 생각한 거주지역으로 공급해야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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