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다른 나라 금리 걱정할 때

[미디어펜=김은영 기자] 사상 첫 1%대의 기준금리 시대가 도래 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는 시장에서 어느정도 짐작은 했지만 깜짝인하라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기준금리 인하의 결정적인 것은 지난달 가계부채 증가 우려에 비중을 둔 것과는 달리 글로벌 금리 인하에 중점을 둔 것으로 분석된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소공동 한국은행 본점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12일 오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기존 2%에서 25bp내린 1.75%로 결정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월부터 17개월간 기준금리 2.0% 보다 더 하락 수준이다.

금통위가 1%대의 금리를 단행한 데에는 글로벌 금리 인하에 대한 우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세계경제를 보면, 미국에서는 견실한 회복세가 지속되고 유로지역에서도 완만하게나마 개선의 움직임이 나타났다"면서도 "중국 등 신흥시장국의 성장세는 둔화되었다.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신흥시장국의 성장세 약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기준금리 인하한 이유에 대해서 설명했다.

글로벌 기준 금리 현황을 보면 최근 태국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2%에서 1.75%로 내렸다. 올 초 유럽중앙은행(ECB)이 사상 첫 양적완화를 발표하자 스위스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0.75%까지 내렸으며,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에서 잇따라 금리 인하를 실시했다. 또 중국 중앙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는 깜짝 금리 인하 조치를 취하면서 7.50%로 결정했다. 

20여개국가들이 저마다 자국의 통화가치를 떨어뜨려 경쟁력 강화에 돌입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소식으로 전문가들은 수출업에 있어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상 첫 1%라는 것에 대한 의미를 많이 부여하기도 하고, 이것이 오히려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위축시키지 않을까 하는 질문도 있었다"며 "하지만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통화완화정책을 시행하는 와중에 경기 흐름도 좋지 않은 우리나라만 기존 스탠스를 유지한다는게 오히려 심리에 더 안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도 이제 경기부양에 동참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경제심리에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 센터장도 "이번 기준금리 인하는 우리나라 수출기업들의 경쟁력이 높아져 좋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준금리가 2%에서 1%대로 떨어지자 가계부채가 더 급증할 것이고 경기부양정책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사실 최근 한은이 발표한  '2014년 4분기 중 가계신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가계신용 증가액이 30조원을 육박해 올해 상반기 중 가계부채가 110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 바 있다.

그러나 서 연구원은 "가계부채는 이제 규모가 아니라 구조적인 측면에서 접근해 대응하는게 맞다고 보고 있고, 그런 관점에서 정부 정책도 추진 중인 상황이다"며 "지난 2월에 금융위에서 발표한 안심전환대출도 그 일환중 하나로 가계부채를 위해 한은이 해줄 수 있는 일은 낮은 고정금리로 기존 대출들이 전환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이어 그는 "가계부채가 과거처럼 자산 가격 버블과 연계되어 있는 게 아니라는 점도 한은이 금리인하로 대응할 수 있는 여지를 주었다고 보다"고 전했다.

이 총재 역시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금리에 대한 것 뿐만 아니라 금융 당국 전부가 노력을 해야 나가야 한다"며 "현재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유관기관과 함께 해결 해서 나가야 한다"고 늘어나는 가계부채에 해결 방향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