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조 규모 파운드리 공장 부지 사실상 확정…테일러시 유력
파운드리 시장격화…삼성, 한·미 투자 마무리 ‘속도전’ 전망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 출장에서 현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부지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미국으로 연결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이 완성되면서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도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미국 현지에서 백악관·의회 고위관계자들을 만나 신규 반도체 공장 투자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중국 시안 반도체공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 부회장은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을, 18일에는 미 의회 핵심 의원들과 만나 반도체 공급망 등 현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반도체 공장 투자 계획을 미 정부· 의회와 협의 했을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미국 파운드리 공장 증설 투자 계획을 공식화 한 바 있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미국 파운드리 공장 부지가 이르면 이번 주중에 확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장소는 텍사스주 테일러시가 유력한 상황이다.

기존 공장이 위치한 오스틴과 인접한 테일러시는 파격적 인센티브를 약속하며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유치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최근 테일러시 독립교육구는 회의를 열고 삼성전자가 테일러에 투자를 결정할 경우 총 2억9200만달러(약 3442억) 규모의 세금감면 인센티브를 주기로 의결했다.

미국 파운드리 공장 부지 선정이 마무리되면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전략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미국의 투자 계획이 완성되면서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1위에 오른다는 이 부회장의 구상은 더욱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

삼성은 지난 8월 미래준비를 위해 240조원 투자 계획을 공개하면서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 도약 기반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삼성은 선단 공정 적기 개발과 과감한 투자를 통해 혁신제품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업계 1위인 대만 TSMC가 애리조나에 6개의 파운드리 공장을 신축할 예정이고, 미국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을 다시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삼성의 파운드리의 속도전을 기대하고 있다. 경쟁사보다 앞선 선단공정 도입 등 기술 차별화를 통해 시장 지배력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이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 복원도 삼성 파운드리 사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이 부회장은 이번 미국 출장에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CEO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수장들을 만나 협력 강화를 논의 했다. 이 자리에서는 반도체와 모바일 등 최근 시장의 핵심 현안들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근 대형 IT 기업들은 차별화를 위해 자체 설계한 반도체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파운드리 기업들에 호재다. 제조 능력은 물론, 기업간 신뢰가 중요한 비즈니스에서 이 부회장의 네트워크가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는 앞서 삼성이 추진해온 사업에 큰 힘을 더해왔다”며 “이번 미국 출장으로 글로벌 경영이 재개된 만큼 앞으로 파운드리 사업에서도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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