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전남 광주)=김태우 기자]광주광역시 외각의 '빛그린 국가 산업단지'에는 아직 야트막한 건물들만 들어서 있는 조용한 곳이었다. 하지만 이곳은 앞으로 대한민국 산업의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는 희망이 살아숨쉬고 있었다.
특히 미래자동차의 핵심부품인 배터리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친환경차 부품인증센터는 벌써부터 일정이 꽉차있을 만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이 광주 빛그린산업단지(이하 빛그린산단)에 친환경차 부품인증센터 설립을 추진한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은 빛그린산업단지 내 2만9916㎡ 부지에 총 390억 원(국비 195억 원, 지방비 195억 원)을 투입해 내년 11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친환경차 부품인증센터는 전기차 인증수요와 사후관리에 대응하고, 안전인증 및 평가를 담당하기 위해 만들어진 완성차 단위의 친환경차 인증기관이다. 이곳은 친환경차 인증과 평가장비, 배터리 평가 장비 등 총 26종을 구축할 계획이다.
배터리시험동을 비롯해 충돌시험동, 충격시험동을 구축해 다양한 연구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특히, 배터리시험동의 경우 낙화, 침수 등 8개 시험실로 구성된다. 이중 4개 시험실은 배터리 화재·폭발에 대비한 방폭구조로 설계될 예정이다. 최대 2톤 규모의 전기버스 배터리 시험이 가능한 진동시험기 및 충격시험기와 배터리 침수 안전성을 평가하는 침수 및 압착시험기 등도 설치된다.
올해 7월 국제기준에 맞춘 새로운 국내 배터리 안전성평가 시험방법이 개정됨에 따라, 친환경차 부품인증센터는 배터리 충격시험 등 국제기준(10개 항목)보다 강화된 12개 항목의 평가시험을 진행해 제작사 기술지원 및 전기차 결함 분석을 수행할 예정이다.
지난 19일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취재진과 만난 이정기 자동차안전연구원 평가연구실장은 "전기차는 화재 건수는 많지 않지만 국민들의 두려움이 많아 배터리 안전성을 강화하는 게 목표"라면서 "실험은 국제 기준과 동일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충돌시험동의 경우 초소형 전기차부터 총중량 3.5톤 이하 자동차까지 다양한 친환경차의 충돌안전성을 연구하기 위해 차대차 충돌시험과 충돌속도(100km/h)를 구현할 수 있는 시험시설이 갖춰질 예정이다.
충격시험동은 내부충격시험실 등 8개 시험실로 옆문·천정강도 시험장비 등 운전자의 안전 보장을 위한 부품의 구조 강도를 평가할 수 있는 시험시설이 갖춰진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시험평가 장비가 모두 구축되면 자동차 안전도 강화 사업 지원 및 국책연구과제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친환경차 부품인증센터 구축을 통해 지역 내 일자리 창출효과는 물론 친환경차 연구개발 및 지원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실장은 "친환경차에 대한 특성화된 업무수행으로 지역 내 친환경차 산업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친환경차 부품인증센터에는 연구원 2명과 시험보조 3명이 근무하고 있다. 각 테스트가 일자별로 촘촘하게 계획되어 있어 직원들은 쉴새없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과부하가 걸릴 정도로 업무량이 많아 현재 정부 측에 인력 추가를 요청한 상태다. 이 실장은 "내년 하반기 센터 구축이 완료되면 현재 연구 인력으로 실험을 진행하기 턱없이 부족할 것"이라며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는 지금 인원(연구원2명 보조원 3명)의 10배 정도인 20명의 연구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친환경차 부품인증센터가 가장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건 전기차 배터리의 안전성이다. 이 실장은 "전기차 배터리에 불이 나면 침수 상황에서도 배터리의 에너지가 다 소진될 때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다"며 "전기차의 화재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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