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 썩은 술’ ‘덜 익은 술’ ‘막 섞은 술’이라며 검찰수사 내용 언급
통일부 “남북 간 합의 따라 내부 문제 불간섭, 어기면 도움 안돼”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 대외선전매체 ‘메아리’가 한국의 대선후보들을 술에 빗대며 “이들 중 그 누구도 잘 익고 향기로운 색깔 고운 술은 될 수 없겠다”고 조롱했다.

메아리는 22일 ‘술꾼’이라는 필명으로 게재한 ‘술꾼의 투시’라는 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푹 썩은 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덜 익은 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막 섞은 술’에 비유했다.

이 매체의 필자는 자신을 대한민국 국민인 것처럼 꾸며서 “얼마 전 뉴스를 보니 정치판에서 공개적으로 술 이야기가 나오더라”며 자신은 정치인에 대해 관심이 없지만 술을 한데 섞어 비교한 것을 보니 관심이 생겼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에 대해선 ‘대장동 게이트’를 거론했고, 윤석열 후보에 대해선 ‘처와 장모가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것은 물론 본인이 무려 6건의 범죄 협의를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안철수 후보에 대해선 ‘10년동안 진영을 가리지 않고 정치권을 동분서주해와서 좀 특이해졌을 수 있겠다’고 평가했다.   

   
▲ 2018년 9월 19일 평양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당시 평양 시내의 모습./사진=사진공동취재단

한편, 이는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지난 9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각각 ‘썩은 술’과 ‘덜 익은 술’ ‘잘 숙성된 술’이라고 평가한 것을 상기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23일 메아리의 보도에 대해 “선을 넘은 막말을 했다”며 유감을 표했다. 오영훈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이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민주주의 국가의 선거는 주권자인 국민의 대표를 뽑는 신성한 과정”이라며 “북한 매체의 이런 주장은 남한 대선에 개입하려 한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 명백한 내정간섭”이라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의 선전매체 보도 내용에 대해선 일일이 언급하지 않는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어느 특정 보도에 대한 입장이라기보다 정부의 기본 인식에 대해 말하자면 남북 간 기본합의서를 포함해서 여러 합의에 따라 서로 내부 문제에 불간섭할 것을 합의해왔다. 이를 준수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방침이고, 이를 벗어나는 것은 남북관계 발전에 도움이 안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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