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해외지점 설립…수은·기은, 금융역량 살려 해외지원 활성화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주요 국책은행들이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아 해외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투자금융을 활성화하기 위해 해외지점을 잇달아 신설하고 있고, 해외 원조를 주력으로 하는 수출입은행은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지원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특화 금융서비스를 전파하며 중소기업 전문은행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지난 19일 홍콩금융관리국으로부터 홍콩지점 신설 인가를 획득했다. 산은의 신규 영업점 설립은 1986년 홍콩 현지법인 설립 이후 35년만으로, 후속절차를 거쳐 내년 초께 본격 영업을 개시할 예정이다. 

   
▲ (사진 왼쪽부터) 서성훈 KDB실리콘밸리 법인장, 장병돈 산업은행 혁신성장금융부문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김병수 산업은행 뉴욕지점장 / 사진=산업은행 제공


산은이 신설하는 홍콩지점은 자금조달 및 기업금융(CB)에 집중해, 홍콩 및 중화권에 진출하는 한국계 기업의 원활한 영업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기존 홍콩법인은 현지 금융시장에서의 투자금융(IB) 수행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디케이티드론 주선, 펀드 투자 및 운용 업무 등을 다루는 IB전문 점포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산은은 지난 16일에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산은의 벤처캐피탈 자회사인 KDB실리콘밸리를 개소해 벤처투자 업무에 나섰다. KDB실리콘밸리는 현지에서 직접투자 및 펀드출자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현지법인 형태로 설립됐다. 

실리콘밸리 생태계에서 현지 스타트업 및 투자자와의 네트워킹으로 현지 한국계 창업기업에 대한 직접투자 실시 등 한국계의 위상을 강화하는 데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또 현지에서 활동 중인 한국계 엔지니어, VC, 대기업 및 유관기관들과도 활발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국내 스타트업의 현지 진출시 대표 교두보로 수행한다는 구상이다. 

   
▲ 방문규 수출입은행장(사진 오른쪽)이 슈흐라트 바파예프(Shukhrat Vafaev) 우즈벡 투자무역부 차관(사진 왼쪽)과 우즈벡 '국립약학 대학 건립 사업'에 8400만달러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제공하는 차관공여계약서에 서명했다. / 사진=수출입은행 제공


수은은 주요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인프라투자를 강화하는 한편, 기후변화 대응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우즈베키스탄에 보건·의료부문 투자를 늘리고 있다. 수은은 지난 17일 우즈벡 재무부와 '국립약학대학 건립 사업'에 8400만달러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제공하는 차관공여계약을 체결했다. 수은의 대(對) 우즈벡 EDCF 규모는 6억 3000만달러로, 보건·의료 분야에 3억 9400만달러를 투입했다.

수은은 우즈벡이 신북방정책의 핵심지역인 데다, 현지 약사와 제약 연구인력이 수요 대비 턱없이 부족한 점을 들어 원조를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도국의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그린 EDCF'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수은은 지난 2일 EDCF를 통해 콜롬비아 정부의 기후변화 대응 지원을 위한 국제 공조에 동참했다. 수은은 해외 주요 개발은행과 콜롬비아의 △기후변화대응 계획‧재원조달 강화 △산림자원의 지속가능한 활용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 △저탄소 차량기술 확산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수은은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도 했다. 협약에 따라, 수은은 개도국에게 재생에너지(태양광·풍력), 도시교통, 자원재순환 분야에 녹색투자 사업 기회를 늘리고, 투자사업 자문을 강화하기로 했다.

   
▲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윤종원 기업은행장(오른쪽)과 무함마드 알 투와이즈리 사우디 SME Bank 이사회의장(왼쪽)이 비대면 협약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기업은행 제공


이 외에도 IBK기업은행은 지난 9월 사우디아라비아와 중소기업 특화 금융기관인 'SME 뱅크' 설립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기은은 60년간 쌓아온 △경영전략 △리스크 관리 △여신체계 △중소기업 특화 금융상품 및 서비스 등 다양한 중기금융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하며 사우디와 글로벌 공조체계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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