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국 수출 둔화, 자동차·가전·디스플레이 내수도 감소 관측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내년도 세계경제가 올해 대비 낮은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국내 산업계 역시 수출·내수 실적에 빨간불이 들어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 컨테이너 항만./사진=부산항만공사


25일 산업연구원은 ‘2022년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 세계 경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제 정상화 지연과 정책기조 전환 등의 제한요인들로 인해 성장률 하락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경제는 민간 부문의 고용 회복과 바이든 정부의 인프라 투자 등이 수요 여건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나,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긴축 전환과 추가 재정정책의 한계 등이 성장률에 제한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본과 유로권은 코로나19 재확산 등의 영향으로 비교적 완만한 회복세가 진행 중으로 플러스 성장률을 유지하면서 회복세가 좀 더 이어지고, 중국은 대내 구조개혁에 주력하면서 5%대 성장률을 예상했다.

이러한 국제적 환경에서 내년도 국내 경제는 수출 경기 둔화와 정책지원 축소, 기저효과 소멸 등으로 성장세가 다소 약화된다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이를 바탕으로 보고서는 코로나19 여건의 개선과 함께 소비 중심의 내수 회복세 등으로 전년 대비 2.9% 수준의 성장을 점치고 있다.

   
▲ 2022년 주요 산업별 수출 증가율 전망./자료=산업연구원


다만 대외적으로는 주요국들의 경제 정상화 속도와 정책 기조 전환의 영향, 금융시장의 조정 강도 등이, 대내적으로는 민간소비의 회복 강도와 가계부채 및 대출 규제 부담, 디지털 전환 및 탄소중립 등과 관련된 정책의 추진 속도 등이 추가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출입 실적은 전년 대비 1%대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내년도 수출은 역대 최대 실적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증가 속도가 상당폭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입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올해 기저효과와 국제 원자재 가격 안정 등의 영향으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내년도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325억 달러로 올해 대비 증가하지만, 2020년(449억 달러)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며, 수출입 규모는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유럽, 베트남 등 선진국과 신흥국을 포함한 주요 수출시장 대부분이 견조한 회복세를 지속되는 반면, 대중국 수출은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대부분 산업에서 중국과의 기술 및 제품 경쟁이 내년도 우리나라의 경쟁 여건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이며, 미·중 무역분쟁, 보호무역 기조 강화 역시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 2022년 주요 산업별 내수 증가율 전망./자료=산업연구원


여기에 더해 부품, 원자재 공급망 불확실성으로 공급능력 위축 우려까지 더해졌다.

13대 주력산업 수출은 세계 수요 회복과 수출단가 상승으로 전년의 증가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되나, 기저효과 및 동남아 코로나19 델타변이 확산, 반도체 수급 불균형, 중국 경기 둔화 등의 제약 요인으로 증가폭은 전년 대비 크게 둔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내수에서는 수요부족과 발주감소로 인한 자동차, 조선 등의 감소세 전망이 두드러진다.

다만 정보기술(IT) 분야에서는 가전, 디스플레이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정보통신기기, 반도체, 이차전지가 IT산업군 전체 내수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됐다.  

박상수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외 저탄소‧친환경 기조가 확산되고 있고, 환경 관련 규제 수준이 점차 강화되는 추세에서 디지털 전환,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산업·제품구조 변화에 대응 방안이 요구된다”며 “미·중 무역분쟁 및 첨단기술패권 경쟁 심화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환경규제 강화 및 탄소중립 대응을 위해서는 친환경제품 보급확산을 위한 인프라 및 제도 개선과 생산공정 디지털 전환, 친환경 제품 개발을 위한 지원 확대 방안 등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또한 박 연구위원은 “변화하는 산업구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내부 공급망 역량 강화, 디지털 전환 가속화, 유망 기술·제품 개발 지원을 통한 경쟁력 제고 방안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해 원료·소재의 대(對)중국 의존도 경감, 수출입선 다변화를 통한 글로벌 진출 강화, 공급망 전반의 역량 제고를 위한 산업생태계 강화 지원 정책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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