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더불어민주당이 송영길 대표 중심에서 이재명 대선 후보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민주당 주요 당직자들이 일괄사퇴 의사를 밝힌 가운데 이 후보는 송 대표가 가지고 있던 당직 인사권까지 이양받으면서 당 쇄신을 위한 전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이재명 '원톱' 체제를 위한 변화의 바람이 지지율의 변화로도 이어질 지 관심이 모아진다.
윤관석 사무총장은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주요 정무직 당직 의원들은 새 민주당을 만들기 위해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일괄 사퇴의 뜻을 함께 모았다”고 밝혔다.
윤 사무총장은 “새로운 민주당을 만들기 위해선 기존 당직 의원들이 사퇴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한다”며 “이 후보와 송영길 대표에게 여러 가지 판단의 폭을 넓혀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의원총회에서 선대위와 당의 전면 쇄신을 위해 이 후보에게 전권을 주기로 결의한 만큼, 인선을 위한 재량을 넓혀주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한 이 후보의 지지율 정체로 선대위 쇄신론이 강하게 부는 상황에서 민주당도 대규모 인적 개편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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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이 송영길 대표 중심에서 이재명 대선 후보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사진은 11월 22일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전국민선대위] 청년과 함께 만드는 대한민국 대전환에 참석한 모습./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
이날 사퇴 명단에는 송 대표를 제외한 윤 사무총장과 박완주 정책위의장, 유동수 정책위 부의장, 고용진 수석대변인, 송갑석 전략기획위원장 등이다. 윤 사무총장은 “송 대표의 당대표 및 상임 선대위원장 사퇴는 논의된 바 없고 고려 대상도 아니다”고 일축했다.
민주당 주요 당직 의원들의 일괄 사퇴 소식이 전해지자 이 후보도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 모든 걸 내려놔 주신 용단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후속 당직 인선과 대해서는 "사표가 처리된 것은 아니고 사의를 표명한 상태"라며 "어떤 분이 교체가 되고 유임될지는 당 대표가 권한을 갖고 있어서 (나도) 의견을 내고 합리적인 선으로 정리할 예정"이라고 유임 가능성을 남겼다.
이런 가운데 이 후보는 윤관석 전 사무총장 등 정무직 당직자들이 총사퇴한 지 하루 만인 25일 '친이재명계'를 전면으로 내세운 새로운 인선을 전격 발표했다.
사무총장에는 이 후보의 최측근인 김영진 의원이 내정됐고 전략기획위원장 역시 측근 강훈식 의원을 임명하며 ‘이재명 친정체제’를 본격화했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 대변인은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김 의원은 선거대책위원회 총무본부장, 강 의원은 선대위 전략본부장을 겸임한다"며 “송 대표와 이 후보와 협의해 이같이 임명했다”고 밝혔다.
고 수석 대변인은 “김영진 사무총장 등 인선 의미는 국민의 뜻에 따라 선대위를 유능하고 기동력 있게 쇄신하겠다는 이 후보의 의지를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번 인선으로 후보와 선대위, 당의 유기적 연관과 의사결정의 단순화, 신속화, 기동성 강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와 활발히 소통해오던 측근들에게 선대위직과 당직을 겸임하게 함으로써 선대위와 당의 거리감을 더욱 좁히고, 그동안 비대하고 기만하지 못하다는 비판을 받아온 선대위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송 대표는 그대로 대표직과 상임선대위원장을 맡는다. 박완주 정책위의장과 고 수석 대변인 등 나머지 정무직 당직자들도 업무 연속성을 위해 유임하기로 결정됐다. 아울러 곧 추가 인선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고 수석 대변인은 "슬림화, 기동성 강화라는 기조 아래 선대위 재구성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아마 본부체계도 숫자를 줄여 밀도 있게 운영할 계획으로 안다. 본부장 등 추가 선대위 인선은 빠른 시간 내에 단계적으로 발표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처럼 민주당이 이재명 '원톱' 체제를 향한 전열 재정비를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변화가 요즘 조금씩 상승세를 타고있는 이 후보의 지지율에 날개를 달아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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