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 이상 이사회 안건 '찬성' 표 던져…거수기 및 관치금융 우려

[미디어펜=김은영 기자] 최근 은행권의 사외이사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사이외사 선임과정에서 관치금융이 향수가 되살아나고 있으며 이사회 안건에 있어 대부분 찬성을 하는 '거수기'라는 평판이 그들을 괴롭히고 있다.

13일 은행연합회 지배구조 공시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각 시중은행들 별 이사회 안건 찬반에 대해서도 단 한건도 반대표가 없었다. 다만, 안건에 대해서 '보류', '조상정철회', '조건부가결' 정도가 손가락에 꼽히는 정도다.

6개의 시중은행 사외이사들의 활동내역을 3개월간 살펴본 결과 우리은행은 지난 12월부터 1월까지 총 33건 중 전부 찬성표를 받았다. 신한은행 역시 같은 기간 총 55건 중 단 한표의 오차도 없이 상정된 안건에 대해 찬성을 얻었다.

통합이슈가 여전히 남아있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경우 보류와 조건부 가결 등이 간혹 보이기는 했다.

하나은행의 경우 65건 가운데 수정결의 1건, 상정철회 1건, 조건부 가결 2건이 있다. 2014년 임원 및 본부장 성과평가 및 성과금 지급 승인의 안건 등과 같은 안건에서는 조건부 가결됐다. 외환은행의 경우 총 37건 중 외환·하나 IT통합 프로젝트 추진 방안과 론스타 중재판장에 대한 수용의결 등 2건은 보류됐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11월부터 올 1월 간 총 42건을 올렸으며 특별퇴직금 안건 등 2건이 보류됐다.

90% 이상의 '찬성'이 나오는 상황과 관련해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사외이사는 객관적인 입장을 놓고 자문은 물론 감시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찬성표만 눈에 띄다 보니 거수기라는 말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특히 사외이사들의 보여지는 거수기의 모습과 더불어 고액을 지급받는 것 역시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은행권 사외이사들은 회사로부터 1시간당 최고 700여만원 수준의 보수를 받고 있다.

시중은행 가운데 KB금융지주는 1인당 연평균 지급액이 7614만원으로 전체 금융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으며  가장 낮은 우리은행은 연평균 지급액이 1451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다른 관계자는 "안건에 대한 찬성표를 던지기 이전에 그 과정이 길다"면서 "긴 과정동안 사외이사들의 생각과 시간을 사는 것"이라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권 전문가는 "주주총회로 안건이 올라가기 까지 사전 조율을 위한 회의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미 조율을 받은 안건이니 전부 찬성이 대부분이 나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사외이사에 대한 특별한 규제나 규정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사외이사에 대한 정확한 공시는 하도록 돼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