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유통·호텔·문화사업(컬처웍스) 부문에 외부 출신 임원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신세계와 CJ 등 각 분야의 경쟁사 인재들이 적극 등용됐다. 신동빈 회장의 혁신에 대한 의지가 강하게 드러났다는 평가다.

25일 롯데는 롯데지주 포함 38개 계열사의 이사회를 열고 2022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무려 4명의 외부 인사가 부사장급 이상 임원으로 롯데 유통과 호텔, 문화사업(컬처웍스) 부문에 둥지를 틀게 됐다.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부회장)에 김상현 전 DFI 리테일 그룹 대표이사가 선임됐고, 호텔 사업군 총괄대표에는 안세진 전 놀부 대표이사, 롯데쇼핑의 신임 백화점 사업부 대표로는 신세계 출신의 정준호 롯데GFR 대표, 롯데컬처웍스 대표로는 최병환 CGV 전 대표가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롯데의 경쟁사 출신이기도 하지만, 신사업 주도와 글로벌 경험이 풍부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 (왼쪽부터) 김상현 유통군 총괄대표, 안세진 호텔군 총괄대표, 정준호 백화점 사업부 대표, 최병환 롯데컬처웍스 대표./사진=롯데지주 제공


신임 유통군 총괄대표로 선임된 김상현 부회장은 앞으로 롯데그룹 전체 매출의 40% 비중을 차지하는 유통 사업군을 이끈다. 

그는 1986년 미국 P&G로 입사해 국내에서는 홈플러스 부회장까지 지냈다. 2018년부터 DFI 리테일그룹의 동남아시아 유통 총괄대표, H&B 총괄대표를 역임한 전문 경영인이다. DFI는 홍콩, 싱가포르, 중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에 대형마트, 슈퍼마켓, H&B 스토어, 편의점 등 1만여 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홍콩 소매유통 회사다. 

김상현 총괄대표는 국내외에서 쌓은 전문성과 이커머스 경험을 바탕으로 롯데에서도 유통사업 혁신과 변화에 집중한다. 

안세진 신임 호텔군 총괄대표(사장)는 글로벌 컨설팅 회사 커니 출신이다. 2005년부터 2017년까지 LG그룹과 LS그룹에서 신사업 및 사업전략을 담당했다. 2018년부터는 모건스탠리PE에서 놀부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안세진 대표는 당시 분식 브랜드 ‘공수간’을 선보이는 등, 주력브랜드 놀부에 의존했던 회사를 대대적으로 체질 개선했다. 다양한 브랜드와 배달 등으로 결국 놀부는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안세진 총괄대표는 이 같은 신사업 및 경영전략, 마케팅 등 경영 전반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롯데호텔 사업군의 브랜드 강화와 기업가치 개선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쇼핑의 신임 백화점 사업부 대표(부사장)로는 신세계 출신의 정준호 롯데GFR 대표가 내정됐다. 

정준호 대표는 1987년 삼성그룹 공채로 입사해 20년 이상 신세계그룹에서 일했다. 신세계인터내셔널에서 해외사업을 담당하며 아르마니, 몽클레어, 메종마르지엘라, 아크네 등 30여개 유명 패션 브랜드를 국내에 소개했다. 롯데GFR로 자리를 옮긴 이후에는 아이그너와 훌라 등 부실한 해외 패션 사업을 발 빠르게 정리했다. 

롯데컬처웍스를 이끌게 된 최병환 대표(부사장)는 지난해까지 국내 멀티플렉스 1위 사업자 CGV에 재직했다. 최병환 대표는 CGV에서 오감체험 특별관인 4DX 상영관을 국내외에 확대 보급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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