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20대 대통령선거를 100일 남겨두고 양강 구도를 형성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를 꾸리는 것에서부터 확장성을 놓고 유권자의 표심을 누가 갖고 갈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여야 양측은 모두 내부 정비에 여념이 없는 실정이다.

후보를 먼저 선출한 민주당은 일찌감치 출범시킨 선대위를 사실상 해체하고 전면 재구성하는 개편 작업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제외하고 선대위를 띄운 상황이다.

양 측이 선대위를 어떻게 꾸리느냐는 최우선적으로 중도나 부동층을 향한 것이 아니다. 양 지지층에 대한 호소력 차원에서 잡음 없이 내부결집을 단단히 다지는 이유에서다.

다만 향후 선대위의 확장성까지 구축한다면 아직 표심을 잡지 못한 중도 일부를 끌어올 수 있다는 점에서, 선대위의 성공적인 구성 여부가 대선 승패의 한 변수로 작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2일 소속 의원 169명 전원이 참여하는 매머드급 선대위를 출범시켰지만, 윤석열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최대 20% 가까이 벌어지면서 전면 쇄신의 길에 접어들은 모양새다.

이재명 후보는 당장 '통합 용광로'가 아니라 '몽골 기병'과 같은 기동력 있는 조직으로 군살을 빼고 선대위 본부들을 대폭 축소, 개편할 방침이다.

아직 재편 작업 중이라 단언하기는 이르지만, 지난 25일 이 후보의 최측근인 재선 김영진 의원을 당 사무총장에 임명하면서 전면 쇄신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29일 본보 취재에 "100일은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이라며 "뼈를 깎는 전면 쇄신만이 살 길이라는게 당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각고의 노력을 해도 모자른 실정"이라며 "떠나버린 중도, 부동층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서라면 민심 잡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경제 대통령, 민생 대통령을 이재명 후보가 거듭 강조한 맥락도 이와 같다"며 "한없이 자세를 낮추어 유권자의 시각에서, 유권자가 진짜로 바라는게 무엇인지 최대한 맞추고 현실 가능하도록 뒷받침할 공약들, 조직으로 재정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맞선 국민의힘은 현재 마냥 손 놓고 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일주일간 나온 여론조사에서 양 측의 격차가 좁혀졌고 오차범위 내에서 치열하게 수위를 다투는 접전도 여러차례 연출되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합류에 물음표가 찍히면서 지난 3주간 혼란이 이어졌고, 이것이 표심 일부를 잃게 만드는 배경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단 국민의힘 선대위 발족식은 12월 6일이다. 상황은 유동적이지만 여러모로 유리한 상황은 아니라는게 내부 판단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29일 본보 취재에 "김성태 전 의원의 전격 사퇴가 일견 당 선대위의 불안정이 드러난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이번 사퇴로 확인된 것은 국민 여론에 즉각적으로 적응하고 맞추겠다는 의지"라고 말했다.

그는 "선대위 구성은 외연 확장에 방점이 찍힐 수밖에 없다"며 "확실히 승기를 굳히기 위해선 부동층, 중도 표심을 갖고 와야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여성과 2030 표심은 물론이고, 최대한 확장성을 갖춘 인사를 선별해 선대위를 구성하게 될 것"이라며 "정권 교체 여론을 더 불러일으키기 위해 선명하되 대중성에 두각을 드러내는 좋은 인사를 더 많이 모시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확인된 여론조사 결과는 어느 한 쪽의 손을 들어주기 애매한 상황이다. 오차범위 밖에서 오차범위 안으로 접전이 펼쳐지는 조사 결과가 다수 나오면서 쏠림 현상은 커녕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아직 표심을 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을 향한 양 측의 구애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선대위의 확장성 구축 여부가 그 첫번째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