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최근 증시에서 인수·합병(M&A)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M&A의 여부에 따라 주가가 크게 출렁이면서 주식시장의 최대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모양새다.

   
▲ 코스피가 1980선으로 상승 마감한 13일 오후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연합뉴스
13일 장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은 전거래일 대비 2.81% 내린 3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열린 주주총회에서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이 “현재로선 삼성엔지니어링 합병을 재추진할 계획도, 결정된 바도 없다”며 “최근 주가 하락은 유가 하락 때문이지, 합병 재추진 루머 때문이 아니다”고 밝힌 것이 주가하락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1618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13년 1조원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괄목한 만한 실적개선세지만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등 임원 57명이 2월 급여를 자진 반납하는 등 아직 재무구조가 열악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사의 합병이 자본 규모가 비교적 작고 실적 불확실성이 여전한 삼성엔지니어링에는 호재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반면,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8년 만에 최저수준인 1830억원으로 감소했다. 여기에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 재추진설이 나오면서 부담감에 이달 들어 주가가 하락세를 보였지만 박대영 사장의 발언으로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되게 됐다.

13일 SK텔레콤 역시 M&A설에 주가가 요동쳤다. SK와 SK C&C의 합병설로 SK그룹의 구조 개편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의 합병 가능성이 덩달아 불거진 것. 이날 SK브로드밴드의 주가는 9% 넘게 급등했고 SK텔레콤도 5% 가까이 올랐다.

장 마감 후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 합병 추진을 현재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히기도 했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의 지분 50.6%를 보유 중이다. 양사 합병 시 유무선통신 시너지 확대와 미디어 사업 강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그룹 역시 삼성전자를 투자부문(홀딩스)과 사업자회사로 나눈 뒤 제일모직과 합병할 것이라는 예상이 계속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소외된 삼성SDS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오너일가가 상속세 자금 마련을 위해 매각하거나 삼성전자나 삼성생명 지분과 맞바꿔 그룹 장악력을 높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다만, 삼성SDS의 주가도 삼성전자와의  합병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산업 인수전도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호산업의 주가는 신세계의 인수전 참여 소식에 지난달 27일 3만3700원까지 치솟았다가 신세계가 발을 빼면서 2만원대 초반 선을 나타내고 있다.

이밖에 M&A의 큰손으로 떠오른 삼성전자의 인피니트헬스케어 인수 가능성이 불거져 주가가 급등세를 나타내는 등 주식시장이 인수합병의 열기로 들썩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