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종합상사들이 단순 무역업에서 탈피해 자원 개발 등 에너지 사업과 전기차 부품 관련 업계로 진출하는 등 친환경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저조한 영업이익률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각국의 통상 규제를 피해 신성장 동력을 찾아나섰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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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열 에쓰오일 사장(왼쪽)과 고정석 삼성물산 사장이 지난 9월 17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소재 에쓰오일 사옥에서 '친환경 수소 및 바이오 연료 사업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에쓰오일 제공 |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신재생 에너지를 주요 성장 동력으로 삼아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 9월 S-OIL과 '친환경 수소·바이오 연료 사업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했다. 삼성물산 측은 "탄소 중립 기조에 맞춰 해외 청정 수소와 암모니아 생산 프로젝트를 공동 발굴하고 국내 도입 인프라 구축에 협력하기 위함이 목적"이라고 전했다.
생산은 S-OIL이 맡되, 삼성물산은 그간 구축해온 네트워크와 해외 사업 역량에 바탕해 국내에 도입하고 활용하는 단계까지 사업 모델을 기획하고, 글로벌 시장 분석을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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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물산이 2018년 최종 완공한 캐나다 온타리오주 신재생 발전사업단지./사진=삼성물산 제공 |
삼성물산의 친환경 사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8년 캐나다 온타리오주가 추진한 1369메가와트 규모의 풍력·태양광 발전 단지 공사를 시작해 2018년 완공한 '온타리오 프로젝트' 실적이 있다. 이는 한반도 5배 면적의 지역에 발전 단지 10곳을 개발·조성하는 사업으로, 총 50억달러 규모다. 앞서 2017년에는 캐나다 섬머사이드에 태양광 발전·ESS 장치가 포함된 신재생 발전 시설을 짓기도 했다.
삼성물산은 미국으로 고개를 돌려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4월 현지 자회사 '삼성 솔라 에너지'는 텍사스주 중서부의 밀람 카운티에 연면적 660만평 규모로 태양광 사업을 전개하기 위해 관계 당국의 인·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자산 가치를 높여 사업 저변 확대안을 다각적으로 따져본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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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 리뉴어블 랩 재팬 미마사카'에서 운영 중인 태양광 패널./사진=현대코퍼레이션 제공 |
현대코퍼레이션(구 현대종합상사)은 2017년 대유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해 전북 완주 대유에이피·충남 논산 딤채식품 공장에 지붕형 태양광을 시공해 관련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 가능성을 확인한 이후에는 일본으로 진출했다. 2019년 첫 태양광 발전 법인 '현대 리뉴어블 랩 재팬'을 설립한지 2년만인 올해 8월, 일본 시코쿠 서부 소재 에히메현에 '현대 리뉴어블 랩 에히메'를 신설했다. 현대코퍼레이션은 현지 4개 법인을 통해 총 3500킬로와트 이상의 전기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제조업을 통해 친환경 사업에 나섰다. 지난해 하반기 베트남 빈패스트로부터 640억원, 북미 지역 신생 전기차 스타트업으로부터 525억원, 성림첨단산업에서는 구동 모터용 영구 자석 1290억원어치의 전기차 부품 수주를 따낸 이곳은 연일 리비안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지난달 24일에는 34만대 분량의 하프샤프트를, 연이어 아웃풋샤프트 9만대분을 추가로 공급하기로 해 전기차 부품과 관련, 총 3905억원 수준의 계약을 이뤄냈다. 이 같은 실적을 감안하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완성차 시장에서 대세로 잡아갈 전기차 분야에서 차지할 비중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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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비안 전기차 R1S/사진=리비안 제공 |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이번 주문 건 외에도 리비안으로부터 신규 수주를 추진 중이고, 추가 수주 가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특히 이번에 공급하는 제품은 리비안의 주력 전기차 제조 플랫폼에 적용될 예정이기 때문에 향후 사업 확대에 있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자회사 포스코SPS는 친환경차에 들어갈 구동 모터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곳은 천안·포항 설비에 229억원, 중국 쑤저우 소재 포스코코어에 586억원을 투자하는 등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보조를 맞춰가고 있다.
종합상사가 이처럼 사업 다변화에 나선 건 사업 모델의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삼성물산·LX인터내셔널(구 LG상사)·현대코퍼레이션·SK네트웍스 등 국내 대표 상사들의 2020년 매출은 59조3138억원이나 영업이익은 8854억원이다. 단순 계산하면 평균 영업이익률은 1.49%다. 올해 코스피 상장사 평균 이익률이 8.42%인 점에 비춰보면 저조한 수준이다.
코로나19의 장기화와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역시 걸림돌로 작용했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미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기존 철강·화학 제품에 집중됐던 수입 규제가 소비재 등으로 확대되며 수입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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