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간의 치열한 수도권 전쟁. 가장 많은 유권자들이 거주하는 수도권을 누가 갖고 가느냐에 따라 내년도 대통령선거의 승패가 좌우될 전망이다.
본보는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한 가장 최근 여론조사 3건**에서 수도권 지역 응답자들의 지지율과 정권 교체론-정권 재창출·유지론에 대한 호불호를 종합 분석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백중세'다. 어느 한 쪽이 유의미하게 우세하다고 보기 힘들다. 세 여론조사의 오차범위(±3.1%)를 감안하면 그렇다.
다만 대체적으로 서울에서는 윤석열 후보가 우세하고, 경기·인천에서는 이재명 후보의 우세가 두드러진다. 지지율과 정권 교체론에 대한 조사 결과 모두 마찬가지다.
|
|
|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사진=미디어펜 |
우선 이 후보에 대한 지지도를 분석해보면, (아래 표에서 나타났다시피) 세 조사 모두에서 경기·인천에서의 지지율이 0.6%p~6.0%p까지 서울 지지율을 앞섰다. 오차범위를 고려하면 각 조사별로 무의미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 조사 모두에서 경기·인천 지지율이 더 높게 나왔다는 점은 무시하기 힘든 결과다.
이 후보에게 유리한 '정권 유지론'에 대한 지지도 마찬가지다. 엠브레인퍼블릭의 조사를 제외하고 나머지 2건에서 경기·인천 지역의 지지도가 1.3%p 내지 8.0%p 더 높게 나왔다.
반면 윤 후보에 대한 지지도는 정반대 양상이다. 표에 드러났다시피 세 조사 모두에서 서울에서의 지지율이 경기·인천 지지율 보다 1.0%p~4.6%p 더 나왔다. 이 역시 오차범위 내의 결과지만, 세 조사 모두가 마찬가지라는 것은 유의미하다고 볼 수 있다.
야당 후보가 당선되어야 한다는 정권 교체론에 대한 지지 또한 윤 후보의 지역별 지지도와 같은 양상을 보인다. 정권 교체를 바라는 응답자는 서울이 경기·인천 보다 1.8%p~5.0%p 더 많이 나온다.
수도권 내 표심이 이렇게 양분화된 것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H모 여론기관의 조사분석팀장 A씨는 5일 본보 취재에 "여론조사기관 마다 표본집단과 질문지, 질문순서가 천차만별이라 조사결과가 조금씩 다를 수밖에 없지만 여러 조사 결과를 함께 놓고 보면 특정 추이가 읽힌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도권 내로 국한해서 보면,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서울 대 경기인천의 양상이 다르게 파악된다"며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아무래도 성남시장 및 경기도 지사 출신으로 경기쪽에서 밑바닥부터 다져온 표심이 있어서 서울보다 더 높게 나오는 것으로 읽힌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서울과 경기인천의 유권자 구성이 다르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며 "지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도 그랬지만 현재의 지향은 서울이 보수화되었고, 경기인천이 상대적으로 진보화되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천시의 한 민주당 지역위원장은 5일 본보 취재에 "매일 매일 지역민들을 만나고 있지만 하루하루 여론이 우호적으로 바뀌어 간다는걸 느낀다"며 "정권 유지를 지지한다기 보다는 윤석열 후보보다 이재명 후보가 지역 발전에 더 유리하다는게 유권자들 민심"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진짜 서민들은 정권 재창출이다 뭐다 하자는 것에 관심이 없다"며 "그들이 바라는 것은 강력한 리더십, 이번에는 뭘 좀 해결해 달라는 목소리인데 이러한 생각에 부합하는 후보가 이재명 후보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윤석열 후보는 검사로서의 외길만 걸어왔다는게 지역 민심에는 오히려 단점"이라며 "경기도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본다. 여러 단체장 국회의원들을 겪어본 유권자들은 자연스레 이재명 후보에게 더 마음이 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반면 서울시의 한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은 이날 본보 취재에 "밑바닥 민심은 정권 교체"라며 "문재인 정부 시즌 2를 바라고 있지 않다는게 중론"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무래도 부동산 세금을 경기 지역보다 더 많이 내는 것도 한몫할 것"이라며 "부동산으로 이 나라를 망친게 누구냐, 민주당 아니냐, 무책임하게 문재인정권 이상으로 규제와 세금 부과, 임대 공급만을 일삼을 이재명 후보에게 믿음이 가겠냐"고 반문했다.
또한 "경기 보다는 서울이, 서울 내에서도 세금을 더 많이 내는 가구가 많은 곳일수록 유권자 표심은 분노로 치닫고 있다"며 "어느 후보가 됐든 이번에는 꼭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는게 진짜 목소리"라고 강조했다.
한편 주민등록등본 상 주거지는 서울이지만 실거주는 경기 용인 쪽인 26세 대학생 이모 씨는 이날 본보 취재에 "나같은 취업준비생들은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마련해줄 정부 지도자를 원한다"며 "어느 후보가 됐든 부동산 문제를 악화시키지만 않았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그는 "일단은 윤석열 후보에게 마음이 기운 상황이지만, 몇달 더 두고 지켜볼 생각"이라며 "중요한건 정부정책이 국민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도록 확실한 통찰력과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어느 후보가 됐든 안심하거나 자신해서는 안된다고 본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20대 대통령 선거는 이제 93일 남았다. 석달이라는 기간동안 어느 후보가 수도권 표심을 잡을지 주목된다. 여러모로 아직 불투명한 변수가 산적해 있다.
** 이 3건은 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간 조선일보 의뢰로 칸타코리아가 조사를 수행한 여론조사,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3일간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한국리서치 의뢰로 ㈜엠브레인퍼블릭이 조사한 여론조사,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3일간 한국갤럽 의외로 한국갤럽이 자체조사한 여론조사이다. 이 조사들 모두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다.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 해당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